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셔서 우리에게 기쁨을 주시고 성령을 보내주신 아버지, 당신의 능력에 힘입어 봉사하게 되었음을 감사하며 찬미 드립니다.
제가 총회장 직책을 수행한지도 3년차에 들어섰습니다. 그동안 힘들고 어려웠던 일도 있었지만 보람 있고 행복한 날이 더 많았습니다. 성지인 북수동본당은 올해 설립 9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0년 전만해도 신자수가 8000명이었는데, 5개 본당을 분당하고 화성 복원사업으로 집이 헐려 교우들이 이사를 가 지금은 1600명밖에 되지 않는 가난한 종가집입니다.
하지만 날마다 오전 11시 순례미사가 있어 잔치 분위기고, 영적 부자들이 기쁘게 살아가는 거룩한 성지이기도 합니다. 수원성지인 수원화성은 다산 정약용(세례자 요한) 선생이 정조대왕의 명을 받아 십자가 신앙으로 설계했습니다. 정조대왕은 1800년 49세의 나이로 의문사했습니다. 23대 왕으로 즉위해야하는 순조는 11살 어린 세자였기 때문에 정사를 돌볼 수 없어 정순왕후가 섭정을 하면서 천주학을 사학으로 몰아 신유박해가 시작됐고, 천주교인들이 이곳 수원화성으로 압송되어 2000여 명이 피를 흘려 주님을 증거했습니다.
수원성지는 그분들이 하루 빨리 시복시성의 반열에 오르도록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와 매월 둘째 금요일 오전 10시30분 현양기도회를 갖고 있고, 미사 전이나 모든 회합에서 성역화사업을 위한 기도를 바치며, 보이는 행복을 뛰어넘어 보이지 않는 내세에 희망을 두었던 순교자들의 신심을 본받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원성지는 2000년 대희년에 성지로 선포됐습니다. 현재 성지 전담이자 북수동본당 주임인 나경환 신부님은 2006년 9월 부임하셨고, 2007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성역화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신부님이 밤낮을 가리지 않으시고 온전히 투신하신 덕분에 성지는 이제 성지의 면모를 조금씩 갖춰가고 있습니다.
이곳 수원성지의 순교자들은 초개(草芥)와 같은 삶을 사셨던 분들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800여 종의 야생화와 야생초(잡초)도 귀한 대접을 받고 사랑을 통해 자랄 수 있도록 성지 마당을 자연 그대로 가꾸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자연과 대화를 했지만 저희 신부님은 야생화, 잡초와 대화를 하십니다. 궁금하시면 순례오세요.
수원성지의 수원화성 성곽 둘레는 5743km고, 성 안에는 이제까지 순교지, 증거지 등이 19곳이나 확인됐습니다. 매월 첫째 금요일 오후 7시 ‘달빛순례’가 있습니다. 신부님께서 직접 해설해주시고, 낮에 순례 오는 분들에게는 해설가이드 봉사자들이 정성껏 안내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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