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도 가끔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그런데 한 번 이야기가 시작되면 답도 없는 문제에 대해 끝없이 토론하는 것 같아서 평소 그런 대화에는 아예 끼질 않았었다.
게다가 그들 중 개신교 신자들은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 나오라고 적극 권유할 뿐 아니라 매일같이 전화해서 이것저것 안부도 묻고 교회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나에겐 솔직히 불편할 정도로 부담스럽다.
가톨릭신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예비신자교리반 신청서를 쓰면서도 ‘성당에서도 날 너무 귀찮게 하면 어쩌지?’하는 고민을 잠깐 했었다.
그런데 가톨릭교회를 다니면서 편안한 점으로 옆에서 귀찮게(?)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을 꼽게 됐다.
교리반 오리엔테이션 때 신부님께서도 ‘신앙은 궁극적으로 셀프’라고 하시고, 웃으시면서 신앙을 가져야 한다는 이유로 이것저것 강요하지 않을 테니 ‘셀프’로 알아서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더욱 마음이 편안했다.
그런 경험 뒤에 예전엔 별로 궁금하지 않던 사실에도 관심이 갔다.
“개신교회와 가톨릭교회의 차이가 무엇일까?”
곧바로 ‘아, 내가 참 아는 것이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종교가 가르치는 내용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겉모습에만 시선을 뒀다는 반성도 잠깐 했다.
솔직히 되짚어보면 종교라는 것은 생활 여유가 있는 이들이 하거나, 직장과 가정 등이 좀 안정되면 찾아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교리반에서 마침 옆에 있던 예비신자가 봉사자분께 ‘가톨릭이 맞느냐 카톨릭이 맞느냐, 천주교회가 맞느냐 가톨릭교회가 맞느냐’라는 질문을 했다. 나도 궁금하던 찰나, 더욱 집중해서 듣게 됐다.
“천주교회의 세계적인 공용어가 곧 ‘가톨릭’입니다.”
교리반을 다녀올 때마다 나는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재미에 빠져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종종 든다. 가톨릭의 어원에 대해서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 더욱 호기심이 발동했다.
가톨릭의 어원은 라틴어 ‘Catholic’
이라는 형용사로서, 뜻은 ‘보편된, 공번된’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들을 참다운 신앙으로 이끄는 종교이고, 인종과 빈부, 학식에 차이를 두지 않고 누구나 믿을 수 있는 종교라는 의미로 가톨릭이라 부른다고. 또 발음상 ‘가톨릭’이 더 가깝다는 이유 등으로 공식적으로 ‘가톨릭’이라는 표기법을 사용한다고 했다. 천주교와 가톨릭교는 한국교회가 공식적으로 쓰는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표현하는데 훨씬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았다.
성공회 성직자가 집전한 세례를 받았다면, 가톨릭교회에서 다시 세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도 교리반에서 처음 알았다.
우리나라에서 개신교 세례는 ‘유효성’이 의심돼 일단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일부 교파에서는 세례성사를 인정하지 않거나, 인정하더라도 올바로 집전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교리는 들을수록 골치가 아파지는 것도 사실이다. 가톨릭교회 교리는 왜 이렇게 용어가 어려울까.
특히 ‘성령’이라는 개념은 너무 어렵다. 입교 전에도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 정도의 용어는 알고 있었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 아들이니까 서열이 더 아래겠네’라는 정도만 생각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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