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의 위기, 신자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갓 결혼한 신혼부부부터 수십년간 함께 살아온 노년기 부부까지 서로 ‘대화'가 안된다고 호소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은 모두 11만4300여 건으로 집계됐다.
조이혼율(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은 지난 2003년 3.4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20년 이상 혼인생활을 하다 이혼하는 부부는 전체의 26.4%를 차지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30년 이상 혼인을 지속하다 이혼하는 이른바 ‘황혼이혼’의 경우 10년 전에 비해 2.4배 늘었다. 특히 4년 이하 부부의 이혼율도 24.7%에 이른다.
이에 따라 최근 종교와 관계없이 혼인생활에 위기를 겪는 부부들을 돕는 노력의 하나로 ‘르트루바이 주말’이 적극 권고되고 있다.
르트루바이 주말(Retrouville, 혼인 재발견)은 혼인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이 혼인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 갈등을 극복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국제적 프로그램이다.
1977년 캐나다에서 처음 시작, 세계 각국에서 부부 사이의 경청과 용서, 대화를 이끄는 방법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7년 12월 첫 주말을 시작으로 지속돼 왔지만, 아직 많은 이들이 주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부부관계의 위기를 겪는 이들의 생활속으로 들어가보면 대화를 잘 하지 못하거나 단절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계상 이혼 사유에서도 ‘성격 차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르트루바이 주말은 ‘신뢰’와 ‘용서’를 디딤돌로 부부들이 올바로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모든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되며, 각종 상담 내용 등도 비밀을 보장한다. 주말 이후에도 후속 프로그램을 통해 관계 개선을 이끌어갈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제공한다. 특히 결혼 기간이나 종교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도 유용하다.
서울 르트루바이(서울 혼인 재발견 협의회) 대표팀 전대현·이혜미 부부·전요한 신부는 “최근 신혼부부들도 르트루바이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는 등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봉사 부부와 사제가 부족하고 그나마 개설된 주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위기에 처한 부부에게 최전선에서 생명줄을 던져주는 역할을 하는 르트루바이에 보다 많은 이들이 관심 갖고 누구나 편하게 주말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제15차 르트루바이 주말은 6월 7~9일 서울 장충동 성베네딕토 피정의 집에서 열린다.
한편 르트루바이 전대현·이혜미 부부·전요한 신부 대표팀과 초대 대표 및 총무 부부 등은 지난달 26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를 예방, 르트루바이 주말에 대한 소개와 위기가정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염수정 대주교는 이날 환담에서 “르트루바이 주말은 일반사회는 물론 다른 종교에서도 제공하지 못하는 특화된 부부 지원 사목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며 “특히 가정 관련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정부기관 등과도 전문적으로 연대해, 보다 많은 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활동 폭을 넓혀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의 02-929-2141 cafe.daum.net/retrouvaille
혼인생활 어려움 겪는 부부, 갈등 극복하고 관계 회복 돕는 2박3일
“위기의 부부, ‘르트루바이 주말’에 초대합니다”
1977년 ‘캐나다’ 시작 … 세계 각국에서 큰 호응 얻어
국내 2007년 도입됐지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결혼 기간·종교 등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발행일2013-05-12 [제2845호,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