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딸의 귀가시간이 늦어져 걱정입니다.
저는 고등학생 딸은 둔 엄마입니다. 늦어도 저녁식사 전까지는 집에 들어오는 딸이었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저녁식사 시간은 고사하고 밤늦게 귀가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세상이 험해서 걱정스런 마음에 호되게 야단도 쳐봤지만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 일로 딸과 사이가 벌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감동을 전해보세요.
오늘날 모든 부모는 자식의 늦은 귀가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전엔 밤길에 사람을 만나면 반가웠다는데 이제는 사람을 만나면 무서운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청소년의 교육자 요한 보스코 성인은 “청소년의 마음을 열게 하려면 그들에게 감동을 주십시오”라고 말합니다.
어느 날 요한 보스코 성인은 자신의 제자인 코스타마냐 신부에게 선교사로 가길 권합니다. 이 말에 코스타마냐 신부는 버럭 화까지 내며 일언지하에 거절합니다. 요한 보스코 성인은 알았다고 받아들입니다.
그날 밤 요한 보스코 성인은 코스타마냐 신부의 침실로 가서 침대보를 걷고, 이불 한쪽을 옆으로 곱게 제쳐놓습니다. 제자가 금방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일을 마치고 침실에 온 코스타마냐 신부는 이것을 보고 감동하여 당장 요한보스코 성인을 찾아가 말합니다.
“돈보스코, 당신이 가라하면 어디든 갈게요.”
그래서 저는 이런 방법을 제안합니다.
어느 날, 늦게 귀가하는 딸을 위해 밥상을 준비해 놓아주세요. 비록 밖에서 먹고 오더라도 준비해주세요. 그리고 엄마의 마음을 담은 짧은 글의 ‘쪽지 편지’를 준비해 놓으세요. 최대한 진심을 담아서요.
“사랑하는 나의 딸 OO아!
엄마가, 오늘 몸이 좀 안 좋아 먼저 들어가마. 요즘 너에게 힘이 되어 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도 엄마는 하루도 빠짐없이 우리 딸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 사랑하는 나의 딸, 잘 자.”
또 요즘 꽃집에는 화사한 봄꽃들이 참 많습니다. 그 중 딸이 좋아하는 꽃을 사서 꽃병에 꽂아 어느 날 말없이 책상에 놓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감동은 단 한 번으로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좀처럼 반응을 보여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감동을 느낄 때까지 보여주는 변함없는 마음입니다.
자녀가 어떤 때 감동을 했었는지 이번 기회에 곰곰이 찾아보세요. 그리고 혹, 자녀가 집에 오기 싫어하는 요인은 없는지, 딸은 엄마 아빠 중, 한 분과라도 허심탄회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꼭 점검해 보세요.
청소년과 부모님의 고민을 joseph@catimes.kr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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