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반 동안 신축 중이던 포일성당 봉헌식을 마치자마자 지동본당 주임신부로 인사 명령이 났는데, 부임한지 석 달도 안돼 추가로 교구 연령연합회와 수원 구치소 겸 교도소 지도신부로 추가 발령이 났다.
지나가다가 들렸다고 故(고) 김남수 주교님께서 예고 없이 방문을 하셨다. 커피를 좋아하시는 주교님께 직접 커피를 타 드렸는데 커피는 드시지 않고 “이 신부! 한 번만 더 부탁할 일이 있어 쉬는 날인줄 알면서 들렸네! 안성 공원 묘원이 지금 상태로는 10년 안에 만기가 될 것 같으니 연구 좀 해서 좋은 대책을 세워 보게…”라고 말씀하셨다.
당시 사목국장이신 김영옥 신부님을 찾아뵀더니 이미 김 주교님께서 시대적 상황을 예견하시고 납골당과 유해 봉안소에 관한 말씀을 몇 번 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올 것이 또 왔구나’ 했다.
“주교님의 뜻이니 하는 데까지 해야지” 하면서 오전에는 본당 일을 하고 오후에는 교구 연령연합회, 교도소와 구치소, 건축 위원회, 홍보 위원회, 주보 위원회, 김 주교님 금경축과 최덕기 보좌 주교님(당시) 취임 준비 위원회, 김 주교님 회고록 출판 위원회, 2000년 대희년 준비 위원회, 납골당과 유해 봉안소 추진 위원회 일로 교구청으로 출근하다 싶을 정도로 정신없이 지냈다.
틈만 나면 납골당 일로 안성 시청과 공원 묘원으로 내려가 15년 전 공원 묘원을 추진 할 때처럼 관계 기관의 선후배들을 찾아다니며 허가 사항에 관한 도움을 받음과 동시에, 공사 금액을 어떻게 조달할지 논의하느라 눈코 뜰 사이 없이 지내야만 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말이 있듯이 몇몇 교우들의 “차라리 교구청이나 안성 공원 묘원으로 가시지…” 하는 볼멘소리도 있었지만 본당 신부가 비운 시간과 자리를 지켜준 여러 보좌 신부님들과 총회장(우건석, 박동환, 정재인)님을 비롯한 상임위원회 회장님들과 단체장님들, 특별히 본당 연령회 어르신 분들의 이해와 도움으로 임기를 나름대로 잘 마쳤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통하여, 우리와 함께 역사하시는 하느님께서’(에페 3,20) 지치고 힘든 여러분을 위로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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