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창조세계 일부이고, 창조세계에 의해 삶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회 아시아 태평양 지역구(JCAP) 생태환경 사도직 전문가인 페드로 왈폴 신부(Pedro Walpole·예수회 필리핀 관구)가 예수회 한국관구 회원들과 생태환경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8일 서울 화곡동 예수회 신학원에서 만난 페드로 왈폴 신부는 이번 방문이 “한국의 생태 상황과 한국관구 회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창조된 세계와의 화해라는 차원에서 한국의 상황과 응답에 대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아울러 한국이 어떻게 평화를 찾아 나가고 나누려고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왈폴 신부는 예수회 생태 관련 특별 보고서 ‘부서진 세상 치유하기(Healing a Broken World)’에도 참여한 바 있다. 지난 3월 한국에도 번역돼 소개된 이 보고서는 예수회 35차 총회(2008년) 교령에 따라 2010년부터 예수회의 사명과 생태문제를 다룰 연구팀을 구성하고 연구한 결과를 보고한 것이다. 그는 이 보고서에 대해서도 잠깐 소개했다.
“지난 20년간 예수회원들은 통합적인 생태환경의 측면에서 창조된 세계 생태문제에 대해 논의해 왔으며 창조된 세계와 어떻게 깊은 관계를 갖고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예수회원을 비롯해 교회와 세상 모든 이들에게 생태문제에 대해 책임지는 삶을 살아가도록 일깨웁니다. 또 성찰을 통한 실천적인 권고사항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 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세상에 드러난 크고 작은 생태 이슈들보다 생태위기를 초래한 근본적인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문제 중 하나로 현대인들의 그릇된 삶의 태도를 꼽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 신뢰하지 못한 채 ‘나 홀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현대인, 특히 도시인들은 편리함만을 최고로 여기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성을 상실한 채 부표처럼 떠다닙니다. 또 자신들이 먹고 마시는 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무관심하죠. 우리에게 더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왈폴 신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 우선 삶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삶의 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에게 생명을 주고,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이웃과 창조세계를 돌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는 그리스도인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소비에서 벗어나고, 사람들과 서로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것들이 경제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현대세계에 필요한 것은 과학발전이나 산업발전이 아닌 우리의 삶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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