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2003년 3월 30일자에는 ‘교구 보좌주교에 이용훈 신부’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수원가톨릭대 대학원장 이용훈 신부를 교구 보좌주교에 임명한 것이다.
당시 교구 설정 40주년을 맞은 교구의 교구민들은 보좌주교의 탄생에 한마음으로 기뻐했고, 이 주교의 전자 우편함에는 동창사제 및 지인들로부터 축하편지가 쇄도해 이모저모의 한 꼭지로 구성되기도 했다. 이용훈 주교는 임명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구의 화합과 일치, 발전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교구는 같은 해 5월 14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주교 서품식을 마련했다. 서품식이 열린 날은 이 주교의 세례명인 성 마티아 사도 축일이기도 해 의미를 더했다. 교구민들은 21만1600회의 미사 참례, 영성체, 묵주기도와 211만6000번의 새 주교를 위한 기도 등 영적예물을 전달하며 기쁨을 함께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수환 추기경이 이날 재치 넘치는 축사로 좌중을 미소짓게 했던 기록도 남아있다. “이용훈 주교님을 만나보니 나와는 아주 다른 정말 착한 사람이었다”며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침묵 속에 겸손히 일해오신 분이 새 주교가 되셨으니 수원교구와 한국교회는 큰 은총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던 것이다.
가톨릭신문은 사설을 통해 교구 설정 당시의 1963년과 2002년 말 교세통계를 비교하며 새 주교가 짊어지고 가야할 과제를 진단했다. 당시 교구는 4만8000여 명이던 신자 수는 56만8564명으로, 24개던 본당 수는 140개로, 성직자 수는 36명에서 338명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었다.
“40년 동안 쉼 없이 성장해 온 수원교구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는 한국교회 전체가 안고 있는 고민과 다른 것이 아니다. 대형화로 인한 소외감으로 신자들이 떠나고, 신자생활 역시 대충대충 넘어가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교구는 시노두스 이후 소공동체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고 있다.”
보좌주교 탄생을 축하했던 교구는 이제 이용훈 주교를 교구장으로, 교구 설정 50주년의 새로운 기쁨과 함께 계속되는 성장과제를 안고 있다. 교구의 화합과 일치, 발전과 소통을 위해 10년 전처럼 모든 교구민들이 다시 한 번 힘을 보태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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