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들의 말이 거칠어졌습니다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의 말이 거칠어졌습니다.
대화 중에 한두 번 그런 적은 있지만, 남자아이니 그럴 수 있으려니 했는데 우연히 친구와 통화하는 걸 듣고 수많은 욕설과 거친 말투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주위에서는 요즘 아이들이 다 그렇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그냥 놔둘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이런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A.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환경 마련 필요
중학생은 학업스트레스에 친구 관계의 여러 어려움이 느껴질 시기입니다. 그들이 욕을 하는 이유는? 어떤 친구와 친해지려면 나도 그 친구처럼 욕도 잘해야 될 것 같고, 혼자만 욕하지 않고 바른말을 쓰면 힘없는 아이처럼 보이고, 친구들이 비웃을까 봐, 또 화는 나는데 표현할 마땅한 방법이 없으니까 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또 욕은, 욕을 해도 되는 집단적 분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마자렐로센터’에는 50여 명의 소녀들이 살고 있습니다. 법원에서 ‘6호처분’이라는 판결을 받고 위탁되어 온 10대 청소년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센터에 오기 전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집단으로 돌아다니면서 욕을 입에 달고 살았던 아이들입니다. 그들의 일상어가 욕이었습니다. 그래서 센터에 입소하여 수녀님, 선생님과 대화를 하다가도 욕이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옵니다. 그런 아이들이 점점 욕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욕을 하면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미희’라는 아이가 센터에 입소했는데 자기 친구 선미가 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고, 욕쟁이 선미가 욕을 하지 않는 것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수녀님, 선미 저 애 정말 욕쟁이였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욕을 하지 않는 게 신기해요.”
욕을 하면 안 되는 센터 분위기가 선미를 그렇게 만든 거지요. 하지만 센터를 퇴소하고 나가서 또 옛 친구들을 만나면 아이들은 다시 그 분위기에 젖어 예전처럼 욕을 일상어로 사용하게 됩니다.
청소년들 세계에서 욕설은 하나의 문화입니다. 특히 청소년 남학생들은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욕을 과시용으로 쓰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런 욕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남녀 모두 줄어들면서 점차 사용하지 않습니다. ‘욕’에 담긴 뜻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즉 아이들은 욕의 뜻을 알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어느 고등학교 국어 교사는 수업 중 아이들에게 욕에 담긴 성적(性的)인 뜻을 일일이 해석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 뜻을 알고 난 후 욕하는 학생들이 많이 줄었으며 욕을 하지 않으니 거친 말투도 줄어들었답니다.
결국 ‘성’에 관련된 욕은 자기 자신 및 타인까지 경멸하고 수치심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둘째, 욕은, 하면 안 되는 분위기에서는 하다가도 당황해하고 스스로 부끄러워 고치려고 합니다.
만약 내 아이가 집안에서 스스럼없이 계속 욕을 한다면 평소 우리 가족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한 번쯤 살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가 욕이나 거친 말투를 자주 사용하는 집안 분위기라면 아이들도 당연 욕을 일상어로 사용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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