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회칙 「진리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은 2009년 7월 7일 반포된 세 번째 회칙임과 동시에 사회 문제를 다룬 그의 첫 번째 사회회칙이다. 이 회칙은 앞서 반포된 회칙들의 ‘발전’에 대한 기본 이해를 공유하면서, 변화된 상황 속에서 인간의 총체적이고 전인적인 발전의 방향이 무엇인지 모색한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선진 8개국 G8 정상 회담 하루 전에 반포된 회칙에는 세계화된 세상에 제기한 기회와 위험 앞에 용기 있게 응답하라는 교황의 예언자적 호소가 담겨있다.
제1장은 세계화 시대의 참된 발전을 위해 인간 각자가 인류 전체와 긴밀히 결합돼 있음을 강조하고, 제2장에서는 참된 발전은 한 차원으로 제한될 수 없으며 인간 전체적 발전을 이루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제3장은 인류의 공동선 실현을 위해 시장경제가 분배 정의와 사회 정의를 준수해야하며, 모든 사람에게 공동선에 대한 책임과 연대를 호소한다. 제4장은 세계화의 도전에 대한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회칙 「진리안의 사랑」에서 교황은 현시대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에 주목하고 있다. 첫째, 세계의 부가 절대 수치상으로는 증가했지만, 불평등과 빈부 격차의 심화 속에 새로운 사회 계층이 빈곤의 나락으로 빠지는 새로운 빈곤형태가 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22항) 둘째, 과거에는 정치가 경제를 통제할 수 있었으나 금융 자본과 유형무형의 생산수단의 이동성 증가라는 새로운 국제 무역과 금융 환경은 국가의 정치력을 바꿔 놓았다는 것이다.(24항) 셋째, 세계화된 시장은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려는 기업들 사이의 새로운 경쟁을 유발했고, 결국 사회보장제도의 축소를 야기했다. 넷째, 굶주림으로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죽음의 문화가 만연돼 있다는 것이다.
「진리안의 사랑」은 완전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핵심 원리로 사랑을 강조한다. 회칙은 ‘진리와 사랑’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 안에서 현 시대가 직면한 도전 앞에서 개별 인간과 전체 인류의 완전한 발전을 모색한다. 또한 ‘발전’의 문제를 인간 전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바라보고 있다. 발전은 사회, 정치, 경제의 한 차원으로 환원될 수 없으며,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한 차원으로 요약될 수 없다. 발전은 현실에 국한되지 않으며, 개별 인간을 초월하는 온 인류의 발전이다.
교황은 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 하는 것은 ‘사랑과 진리’를 하느님의 영원한 선물로 받아들여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고, 진리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한다. ‘참된 발전을 이루어 주는 진리로 가득한 사랑, 곧 진리안의 사랑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79항)이라는 것이다.
이번 호를 끝으로 ‘2013 교구 사회교리학교 심화과정 요지 지상중계’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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