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봉사를 시작한지 어느덧 10년이 지나간다. 총회장 직분이 때로는 버겁고 몸에 맡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아 어색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뽑아 세웠다’하신 주님 말씀을 묵상하며 용기를 내고 있다.
총회장으로 임명 받은 후 본당 건축물 안전진단이 있었다. 결과는 E등급. 시급한 보수나 재건축이 필요한 상태. 당시 주임신부님은 현재 범계본당 이형동 신부님이었다. 신부님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새 성전 마련의 기틀이 될 400여 평의 사랑마을 부지를 마련해 놓으셨다. 신부님이 가시기 전 미사 때 눈물을 글썽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2011년 8월, 현재 본당 주임 이근덕 신부님이 부임하셨다. 신부님은 사목위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새 성전을 지으라고 주교님께서 나를 보내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자들에게 ‘건축금 내라’ ‘성전 지어야하니 아끼고 절약하자’라는 말씀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려운 이웃과 나눠야한다’ ‘베풀어야 한다’며 쌀과 김장나누기를 실시했다. 첫 해엔 1500포기를, 지난해는 2000포기가 넘는 김장을 해 이웃 주민들과 나눴다. 그런데 힘들다는 생각보다 보람되고 무엇인지 모를 뿌듯함을 느낀다. 봉사자들과 신자들도 그러했으리라 생각된다.
‘성전을 지으려면 먼저 어려운 이웃에게 베풀어야 한다’던 신부님 말씀이 이제는 조금 이해가 된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건축금 많이 내기도 어렵고 신부님 또한 ‘건축금 많이 내라’는 말 한마디 안 하신다. 본당 예산은 최대한 절약하면서 대신 당신 호주머니를 자주 터신다. 예산으로 지출할 수도 있으련만 당신 주머니를 털어 여기저기 지원해주신다. 신부님의 건축금 마련 방식이다. 감사드리지만 한편 죄송하다.
사목회와 소공동체, 성모회 등도 건축금 마련을 위해 열심이다. 소 1마리로 시작해 지난 명절 4마리로 늘어났다. 여기에다 소금・마늘・건어물・각종 반찬판매 등 참으로 다양하다. 우리가 새 성전 건축을 위해 여러 일들을 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신자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이 돼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성전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주님께 청한다면 주님께서는 멋진 새 성전으로 응답해주시리라!
끝으로 건축금 마련 장터의 홍보부장(?)인 신부님, 열심히 준비하고 판매하는 소공동체 봉사자들, 언제나 아끼고 절약해주시는 단체와 신자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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