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어디에서든 책을 만나고 읽을 수 있습니다. 책에서 시작된 감동은 전례와 공동체 모두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부산교구 한 본당 공동체가 독서 삼매경에 빠졌다. 성전 입구를 비롯한 곳곳에 5000권의 책들이 빼곡한 이곳은 북구에 위치한 금곡본당(주임 서정웅 신부)이다.
금곡본당은 성전 입구에 영적도서를 위주로 누구나 쉽게 관심이 갈 만한 책들을 배치했다. 유아실에는 영유아들을 위한 책, 제의실에는 복사단을 위한 서적이 있고 노인쉼터는 어르신들을 위해 좌식으로 꾸며진 책방이다.
본당의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 빛여울 쉼터는 많은 책들로 둘러싸여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DVD 상영시설도 갖추고 있어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한 시청각 교육도 이뤄진다.
이 밖에도 성당 마당 한편에 아름답게 리모델링된 엠마오집도 빼놓을 수 없다. 휴양지의 멋들어진 카페 못지않게 빼어난 인테리어와 경관, 쉽게 읽을 수 있는 도서를 갖추고 있어 신자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본당 주임 서정웅 신부는 “디지털 기기가 발달하며 누구나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지만 그것은 지혜라기보다는 지식에 가깝다”면서 “제가 경험한 최고의 영적도서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신자들과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금곡본당에는 정회원 9명과 보조회원 7명으로 구성된 은하수 독서모임이 책 읽는 본당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2012년 5월 첫 모임을 연 은하수 독서모임은 주임신부에게 책을 추천받아 함께 읽고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단순히 책에 대한 소감을 넘어서 생활과 접목된 신앙의 고민들을 풀어놓으며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은하수 독서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장순애(프란치스카)씨는 “신부님이 소장하시던 책과 사비를 털어 구입해주신 책들이 이제는 본당 최고의 보물”이라며 “삶의 무게에 찌들어 책 읽는 법을 잊어버렸다고 털어놓으신 할아버지도, 소싯적 문학소녀의 꿈을 이제 다시 찾게 돼 행복하시다는 할머니도 모두 독서의 기쁨을 누리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독서운동이 펼쳐지면서 본당의 모든 선물은 ‘책’이 됐다. 지난 부활에는 본당과 은하수 독서모임에서 반씩 부담해 전 신자들에게 책을 선물했다. 또 사목위원 연수나 구역장 모임 등에도 영적도서를 통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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