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주사목을 하는 신부입니다. 가끔 이러한 질문을 듣습니다. ‘이주사목이 무엇이지요?’ ‘2주만 사목하나요?’ ‘왜 곱상한(?) 신부님께서 그런 험한 일을 하시나요?’ 등입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제가 하는 일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한국사회 안에서 급증하고 있는 이주민들을 사목하는 신부입니다. 그들을 위해 9개 지역공동체와 언어별 공동체를 세워 이주민 미사와 성사를 집전하고, 7개 상담소와 9개 쉼터, 다문화센터, 어린이집 등 시설을 운영하고 유지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부임했을 때, 저는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많은 이주민들이 찾아와 도와달라는데 아무것도 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미사를 통해 은총을 전달하는 일인데, 아픈 사람은 와서 병원을, 직장을 잃은 이들은 쉼터와 직장을 얻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결심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하자’고 말입니다. 이 말은 참으로 위안이 되는 말입니다.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으니 주님과 이웃의 도움을 얻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주사목 안에서 늘 기적을 체험하고 살아갑니다. 2006년 한 노동자 부부가 어린 아이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단순히 구순구개열로 보여 도움을 주기로 결정했는데, 심장에도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2500만 원이 넘는 수술비였는데, 의사와 부모의 전화를 받고 밤새 기도하며 주님의 응답을 기다렸습니다. 저는 다음날 가톨릭신문사에 사연을 보내고, 또 다음날 어떤 분에게 성금을 받고, 여러 모금 경로를 거쳐 생명을 살리시는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를 체험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어렵게 시작한 이주사목이 자라나 이제 교구의 이주민 시설이 27개나 된다는 사실입니다. 참으로 주님 섭리의 놀라움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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