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후 1세기의 유다인 역사가 요세푸스는 로마 제국에 대항하여 66~70년에 일어난 제1차 유다 봉기의 시작, 진행, 결과 등에 관한 역사 기록인 ‘유다 전쟁사’를 75년에서 79년 사이에 저술하였다. 그는 이 작품에서 당시 로마의 독자들이 알지 못했던 팔레스티나의 지리와 유다인들의 역사, 생활, 관습, 사상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였다.
그래서 요세푸스의 작품은 제2성전 유다이즘 시대 연구를 위한 역사적 가치를 가진다. 그런데 그의 문헌 연구에는 엄밀한 비평적 읽기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의 저서에서 다양한 형태의 부정확한 기록과 과장, 미화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요세푸스의 문헌에서 예수님이 자라고 활동하셨던 갈릴래아의 생태 환경에 대한 흥미로운 기록들을 읽는다.
‘유다 전쟁사’ 3권 35이하에는 갈릴래아 전체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상부지역과 하부지역으로 나뉘어진 갈릴래아는 페니키아와 시리아에 둘러싸여 있었다.
서쪽 경계는 프톨레마이스와 카르멜 지역이고, 남쪽 경계는 사마리아와 스키토폴리스 지역으로부터 요르단 강까지이다. 동쪽 경계는 히푸스, 가다라, 가울라니티스이고, 북쪽 경계는 티로 지역까지이다. 이 좁은 갈릴래아 지역은 강력한 이방민족들에게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그 어떤 침략에도 저항하였다. 왜냐하면 주민들이 어린 시절부터 전쟁에 단련되어 있었고 늘 숫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갈릴래아는 땅이 비옥하고 목축도 풍부하여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자랐다. 그래서 게으른 이들도 농사를 지으려 하였다. 모든 땅이 경작되었다. 갈릴래아의 면적은 페래아보다 작았지만 자원이 풍부하였다. 땅은 경작되어 농작물을 생산하였다.”
‘유다 전쟁사’ 3권 506~509에는 갈릴래아 호수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갈릴래아 호수는 팔레스티나에서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성경에서 킨네렛 호수, 티베리아스 호수, 겐네사렛 호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예수님의 활동과 관련된 중요한 장소들 중의 하나이다. 헤르몬 산에서 발원한 요르단 강과 다른 지류들이 이 호수로 흘러들어 온 뒤 다시 요르단 강을 통해 남쪽의 사해로 흐른다. “겐네사렛 호수라고 불리는 것은 인접한 지역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호수의 너비는 40 스타디온(= 7.4 킬로미터), 길이는 140 스타디온(= 25.9 킬로미터) 정도이다. 기다란 형태인 호수로 물맛이 달아 식수로 적합했다. 호수의 물은 두터운 침전물이 있는 늪지대의 물보다 더 맑고 깨끗했는데 이는 호수 전체를 둘러 자갈이나 모래로 이루어진 둑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길어 올린 물은 항상 적당한 수온을 유지하고 있으며 강물이나 샘물보다 맛이 부드럽고 시원하다. 넓은 호수의 물 치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 지역 주민들이 여름날 밤에 하는 것처럼, 호수의 물을 떠서 공기 중에 놔두면 눈같이 차가워진다. 이 호수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은 그 맛과 모양이 다른 곳의 물고기들과는 다르다. 호수 한가운데는 요르단 강이 가로지른다.”
그리고 ‘유다 전쟁사’ 3권 516~518에는 갈릴래아 호수의 북서쪽 지역에 대한 묘사가 있다. “겐네사렛 호수 주위에는 겐네사렛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뛰어난 지역이 있다. 이곳의 토양은 매우 비옥하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식물들이 자라고 주민들은 모든 종류의 작물을 재배한다. 기후도 다양한 종류의 작물이 자라기에 적합하다. 다른 식물에 비해 특히 서늘한 기온을 필요로 하는 호두나무가 대량으로 재배된다.
높은 기온에서 잘 자라는 종려나무들 근처에는 온화한 기후를 좋아하는 무화과와 올리브나무가 자란다. 여러 작물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서로 경쟁을 벌이게 하는 자연의 내기 광경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사계절이 서로 우아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곳의 토지는 함께 재배할 수 있다고 생각조차 못할 다양한 과실을 맺게 할 뿐 아니라 잘 익은 열매가 오랫동안 열릴 수 있게 해준다.”
송창현 신부는 1991년 사제수품 후 로마 성서 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예루살렘 성서·고고학 연구소에서 성서학 박사학위(S.S.D.)를 취득했다.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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