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시청각 장애 사제 키릴 악셀로드(Cyril Axelrod, 구속주회) 신부가 방한, 21일 오후 7시30분 서울 이촌동 한강성당에서 강연을 열었다.
‘이 세상에 할 일이 있다, 나도!’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은 자서전 「키릴 악셀로드 신부」(가톨릭출판사) 출간을 기념해 열렸다.
강연은 키릴 신부가 수화로 강연하면 통역을 맡은 시몬 찬(Simon Chan)씨가 중국 광둥어로 옮기고 홍콩 마카오에서 활동 중인 최연숙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가 다시 우리말로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대로 청중의 질문이나 반응을 전할 때는 최 수녀가 광둥어로 통역하고 그것을 받은 찬씨가 촉각 수화로 키릴 신부에게 전했다. 또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수화 통역 봉사자들의 수화 통역도 함께 진행됐다. 이날 강연회에는 박민서 신부(한국 가톨릭 농아선교협의회 담당)와 방송인이자 시각 장애인인 이동우(마르코)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를 비롯해 여주라파엘의 집, 서울 애화학교 등에서 100여 명의 장애인도 함께 했다.
키릴 신부는 “제 자신의 장애를 세상의 모든 사람과 여기 모인 여러분을 위한 하느님의 선물로 여긴다”면서 “장애는 다른 사람들에게 장애인이 세상에 공헌하는 바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께서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상관하시지 않고 우리 각자에게 봉사의 의미를 찾도록 하신다”면서 “이는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를 고양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작 30분 전부터 자리를 채우기 시작해 2층과 로비까지 성당을 가득 메운 1300여 명의 청중은 강연 내내 손으로 의자를 두드리고 발을 구르며 키릴 신부와 감동의 교감을 나눴다.
지난 21일 방한한 키릴 신부는 이날 강연으로 시작으로 시각중복장애인들의 보금자리 여주라파엘의 집, 서울 수유동 가톨릭 농아선교회를 차례로 방문해 장애인들과 만남을 가졌으며, KBS 아침마당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키릴 신부는 4박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5일 홍콩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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