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언어’의 문제입니다. 매번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실을 열 때 마다 힘이 빠지는 체험을 합니다. 갈수록 출석하는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왜 줄어드나 싶어 원인분석을 해보니 우선 기업 환경이 문제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업은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식으로 주어진 일감을 야근과 주일근무를 통해 마무리하려고 하고, 노동자들이 이러한 작업환경에서 시간을 내어 공부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노동자는 한국말을 배워야하고 기업도 한국말을 가르쳐야 합니다.
한국말을 배우지 못해 일어난 한 가지 사건을 소개합니다. 서울에서 어떤 노동자가 산재를 당했습니다. 사연인 즉 ‘켜’와 ‘꺼’의 차이를 숙지하지 못한 것입니다. 공장장이 노동자에게 기계를 ‘꺼’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노동자는 ‘켜’라는 말로 알아들어 손이 잘리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실제로 노동자들은 정형외과에 입원을 많이 하는데, 가끔 정형외과를 방문해 손이 잘린 채로 손을 흔드는 이들을 보면서 큰 안타까움을 느끼곤 합니다.
이주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이들을 도와야 합니다. 사업주는 사업주대로, 가톨릭상담소나 기관은 그들 나름대로 언어를 가르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누가 이들을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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