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수혜자들이 펼치는 특별한 공연이 20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로비에 마련됐다. 5명에게 새 생명을 나눠주고 떠난 젊은 의사 고(故) 음태인(당시 25세)씨의 추모음악회가 열린 것. 올해는 고인이 선종한지 20년이 되는 해로 그 의미를 더했다.
평소 교내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을 불었고, 스키를 잘 타는 등 음악과 스포츠에도 재능을 보였던 고인은 1993년 6월 22일 교통사고로 뇌사했다. 그의 부모는 고민 끝에 고인과 고인의 아버지인 소아과 의사 음두은 박사의 모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고인의 간·신장·각막을 이식받은 5명의 수혜자들은 현재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다.
고인의 선종 후 20년이 지난 현재, 병원에서 뇌사상태로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사람은 200명, 이를 통해 새 생명을 받은 환자는 1000여 명에 달한다. 생체 이식을 포함하면 간 이식 환자가 780명, 신장 이식환자도 2200명이다. 한 명의 숭고한 희생을 시작으로 생명을 나누는 문화가 꽃을 피운 것이다.
고인과 같은 장기기증자들의 뜻을 기리고자 이날 음악회는 간 이식 수혜자들의 연주로 꾸며졌다. 사회를 맡은 이에스더씨를 비롯해 피아노 연주를 맡은 조영철씨, 통기타 연주를 맡은 정석만, 권재근씨, 색소폰 연주의 박성우, 오영근씨 등이 그 주인공이다.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은 “이식 받고 건강을 찾고 여가생활까지 하는 환자들을 보면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도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마음에 음악회를 시작하게 됐다”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뇌사장기기증이 더욱 활성화돼 보다 많은 환자들이 장기이식으로 새 삶을 살며 서로 감사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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