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그동안 미사와 순교자 현양대회 등을 통해 한국교회의 첫 사제 김대건 성인(1822~1846)을 기려왔지만, 문화를 통한 다양한 방법으로 그를 알리기 위해 애쓰는 이들도 있다. 서적과 비디오 등으로 명맥을 이어오던 김대건 성인 관련 미디어들은 2000년 대희년과 신유박해 200주년을 맞았던 2001년, 다양한 문화적 시도들로 이어졌다. 오늘날의 김대건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가. 계속해서 다양한 시도가 교회 안팎으로 이어지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 공연
2001년, 김대건 성인의 생애를 조명한 오페라가 제작됐다. 충청오페라단이 창작 오페라 ‘솔뫼’를 무대에 올린 것이다.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오페라로 재현한 ‘솔뫼’는 대전시와 충남, 당진군을 비롯해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문화관광부가 후원해 당시로서는 5억 원이라는 큰 제작비를 투자한 작품이었다.
대본은 한국순교복자수도회 김옥희(부산 오륜대 순교자기념관) 수녀가 썼고, 작곡은 김대건 신부의 칸타타로 1990년 백상예술대상 음악상을 수상했던 이병욱(서원대 음악과) 교수가 맡았다.
총 4막5장으로 구성된 ‘솔뫼’는 성인의 연대기적 순으로 진행됐으며, 특히 사형당한 김대건 신부를 안고 나오는 어머니 고 우슬라의 피에타는 작품의 절정으로 성모와 예수의 재현으로 이어질 만큼 극적 감동을 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3년, 충청오페라단은 오페라 ‘솔뫼’의 극본을 재구성해 창작 뮤지컬 ‘성 김대건 신부’를 공연하기도 했다.
우리 가락인 국악으로 김대건 성인을 표현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광주 가톨릭국악협의회는 2000년, 대희년 기념 및 순교자 현양을 위한 창무극 ‘성 김대건 신부’를 공연했다. 광주에서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09년 광주순교자현양회가 순교자성월을 맞아 노래와 춤, 시로 구성된 ‘한국인 첫 사제, 성 김대건 창작무용’을 열었다. 국악인 용담 이용배(니콜라오) 선생 또한 같은 해, 판소리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뎐’을 창작해 공연했다.
한국교회 내 이뤄진 첫 한국어 오라토리오 역시 김대건 성인이 주제였다. 성김대건안드레아합창단이 2010년 오라토리오 ‘나의 김대건 안드레아’를 발표한 것이다. 이들은 이 공연을 바탕으로 2년 후, 두 번째 오라토리오 ‘최양업, 사랑의 사도여!’를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 서적과 영상
김대건 신부의 편지 모음집 「이 빈들에 당신의 영광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체포와 순교」 등 김대건 성인에 관련된 서적은 비교적 다른 성인들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다양한 장르로 그를 나타내기 위한 시도도 이어졌다.
2009년 김수복(스테파노) 시인이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극시’(劇詩)로 펴낸 것이다. ‘사람들 속에 하늘이 있다’라는 제목의 이 극시집은 3막으로 이뤄져 있는데, 교우촌 솔뫼를 배경으로 청년 김대건과 아버지 김제준의 이야기, 김대건이 마카오에 도착해 사제품을 받고 조선에 입국하는 장면, 순교하는 장면 등을 묘사했다.
김씨는 “그리스도를 묵상하면서 마음에 떠나지 않았던 한 사람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였다”며 “그는 하늘 속에 있는 사람이고, 그래서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고 전했다.
김대건 성인은 영상을 통해서도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2000년 비디오로 출시된 ‘성 김대건 신부’(바오로딸) 또한 그의 생애를 역사적 고증을 곁들여 만든 영화로써 신자재교육이나 예비신자들에게 김대건 신부를 알리는데 유익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6년 교회매체인 평화방송은 3부작 드라마 ‘성 김대건’을 제작했으며, 2003년 디자인전문업체 인사이트가 애니메이션 형식의 ‘성 김대건 신부-겁내지 마시오’를, 2010년 바오로딸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플래시 애니메이션 ‘최초의 조선인 신부 김대건 안드레아’를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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