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가 이번에 발표한 시복 관련 내용은 4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2009년 청원, 내년 중 결정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 심의 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최양업 신부의 시복 절차에 관한 건이다.
여기에 조선왕조 133위 순교자 2차 시복 추진 건, 그리고 제주교난 순교자들과 한국전쟁 전후 공산당의 박해로 죽임을 당한 근현대 순교자 81위에 대한 교황청 시성성의 시복 추진 승인 건이 포함된다.
■ 순교자 124위 ‘포지시오’ 통과, 내년 중 시복 결정 기대
한국교회 자체적인 힘으로 최초로 시복이 추진된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이 임박했다. 1984년 시성된 103위 성인은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출신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탄생했다.
순교자 124위에 대한 포지시오(Positio, 심문요항)가 3월 12일 교황청 시성성 역사위원회에서 통과돼 ‘큰 산’을 넘었다.
한국교회는 1997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기존 시복 추진건들을 ‘통합 추진’키로 하고,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2009년에는 총 125위에 대한 시복 청원서를 교황청에 제출, 그 중 124위의 포지시오가 이번에 역사위원회를 통과했다.
순교자 124위의 포지시오 작성은 2011년 3월 시성성이 폴란드 출신 즈지스와프 키야스(Zdzislaw Kijas) 신부를 시복 안건 보고관으로 임명한 이래 키야스 신부, 로마 주재 청원인 김종수 신부,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안명옥 주교) 등이 공동협력해 진행했다.
이제 남은 절차는 10월 열리는 시성성 신학위원회 심사, 시성성 장관 안젤로 아마토 추기경과 주교단 회의, 최종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 판결이다.
이르면 2014년 내에 시복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예상대로 시복 결정이 된다면 순교자 124위에 대한 시복 추진은 전 과정에 약 13년이 소요되는 것이다.
일본교회 ‘베드로 키베 사제와 동료 순교자 187위’가 2008년 11월 복자품에 오르기까지 25년이 넘게 걸린 점을 감안하면 순교자 124위의 시복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 것임을 알 수 있다.
■ 하느님의 종 증거자 최양업 신부 시복
순교자 124위와 함께 시복이 추진 중인 최양업 신부는 순교자 시복절차에서 면제되는 기적심사 등이 남아 있으며 아직 포지시오 작성이 끝나지 않았다. 안명옥 주교는 “최양업 신부의 시복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앞으로 10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 조선 왕조 치하의 순교자 2차 시복 추진과 근현대 순교자 시복 추진
순교자 124위의 시복 결정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교회가 통합추진하는 제2차 시복추진 대상자인 조선 왕조 치하의 순교자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와 근현대 신앙의 증인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를 각각의 단일 안건으로 승인하는 시성성 교령이 4월 26일자로 나왔다.
본래 순교자의 시복은 순교지를 관할하는 교구장 주교에게 관할권이 있지만 시성성 교령으로 교구를 초월한 시복 추진이 승인된 것이다. 향후 순교자의 약전 작성과 제출, ‘장애 없음’ 판정 신청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2013년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는 이 두 안건의 제목을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와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로 정하고 이를 교황청 시성성에 보고, 이들에 대한 예비심사를 진행하는 통합 추진 교령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올해 4월 26일 두 안건의 관할권을 허락하는 교령을 5월 23일자 시성성 공문으로 받았고, 이 두 안건에 대해 시복시성주교특위 산하 ‘역사전문가위원회’가 구체적인 자료 수집과 분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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