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자랑이라고 할 수 없어요. 누가 말하면 부끄러워서 이야기하지 말라고 그래요. 제가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도와주셔서 결단을 내린 거죠.”
광주광역시에 첫 번째로 생긴 본당인 북동주교좌본당(주임 김용운 신부)에는 오래전부터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신자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성당을 증축했으나 부지를 확보할 생각을 하지 못해 성당 입구에서 증축된 성당 사이에 주택이 하나 있게 된 것이다. 그 고민은 올해 초 완전히 해결됐다. 오주식(베드로·70·광주 북동본당)씨 덕분이었다.
“입구와 성당 사이에 있는 그 집은 오래된 목조건물인데, 비가 오면 그 집 지붕에서 물이 담장을 넘어 성당으로 들어와요. 그쪽에 보통 꽃이나 다른 물품들을 쌓아놓는데 곤란했었죠.”
북동본당 사목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내내 그 문제를 고민하던 오씨는 사재를 털어 성당 인근 주택과 부지를 1억여 원에 매입해 교구에 봉헌했다. 35년 동안 한복지 업체를 운영하면서 모은 돈이 들어갔지만 미련은 없었다.
“가족들이 기부를 흔쾌히 그리고 기쁘게 생각하고 응원해줬어요. 기증하고 나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북동주교좌성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의 피난처가 됐으며, 광주광역시는 지난 1999년 북동성당과 사제관을 광주시 기념물 제25호로 지정한 유서 깊은 건물이다. 교구는 오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기증받은 주택과 부지를 뜻있게 활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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