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밥 먹여 주나?”
사랑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하지만 사랑은 분명 밥을 먹여 줍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풍요로운 양식을 전달해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천주교회 신앙의 처음은, 아버지의 암 투병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희 집에 찾아와 기도와 따뜻한 마음을 전해준 레지오 단원 자매님으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이후 ‘레아’를 본명으로 세례를 받으신 어머니는 헌신적 사랑으로 아버지를 간호하셨지만, 저의 군복무 중 아버지의 병세 악화로 아버지는 대세를 받고 결국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오로지 기도와 봉사로 여생을 보내신 어머니, 올해 선종하신지 3주기가 되지만 어머니에 대한 생각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깊어집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시들해질 때마다 제 안에 늘 살아계신 어머니께서 저의 시들해진 믿음과 희망, 사랑을 되살려 놓으십니다. 저는 어머니를 ‘성모님과 하나이신 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나의 어머니가 하나’라는 믿음이 언제부터인가 제 안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 믿음은 지난 어머니의 사랑이 제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가늠하게 해줍니다.
선종하신 고운 살구빛 얼굴의 어머니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동안 저에게 가르쳐주신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당신의 가르침을 마음 속 깊이 되새기며, 어머니 가슴 위에 묵주를 놓고 두 손을 살포시 아래로 내려놓았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제 안에 살아 계신다는 굳건한 믿음이 저로 하여금 사랑에 대한 확신을 지니게 했습니다. 저에게 생명을 주시고 길러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제게 참 사랑을 일깨워주셨고 또 지금도 일깨워주고 계시니 더욱 감사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우리는 사랑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합니다. 자신의 사랑을 높이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과 뜨거운 사랑을 본당 모든 교우들이 간직한다면 ‘영원한 생명’이라는 미래의 희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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