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은 신앙생활보다 학업이 우선시되는 경쟁 위주의 사회 분위기에 노출돼 있다. 미사보다 학원이, 주일학교보다 과외 공부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만연한 것이 사실이다.
학업 때문에 신앙을 등지는 아이들을 위해 신앙을 바탕으로 공부방, 방과 후 교실 등을 운영, 학습을 통한 사목활동을 펼치는 본당들이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신앙생활과 학습활동을 연계, 신앙을 좀 더 친숙하게 느끼고, 학업은 물론, 신앙생활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다.
수원교구 성남대리구 분당성마태오본당(주임 방상만 신부)은 평일부터 주일로 이어지는 고등학생 대상 공부방을 운영 중이다.
본당 주임 방상만 신부는 “우리 학생들이 신앙인임을 잊고 신앙생활에 대해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신앙과 사회 현실의 괴리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학업에 대한 열의를 다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공부방을 시작하게 됐다”고 공부방 개설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2월부터 개설된 본당의 공부방은 멘토-멘티 제도를 활용해 학생들과 멘토 교사들이 직접 수업 계획을 짜고, 교재를 선정하는 등 학업을 위한 방향성을 찾는가 하면, 진로 상담을 실시함으로써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주일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중심이 돼 재능기부를 통해 모인 20여 명의 멘토 교사들과 함께 학업 관련 궁금증을 해결하며, 상담시간을 갖는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주일 오전 9시 미사 봉헌을 시작으로 본당 신부와의 대화 시간과 본당에서의 점심식사, 학습시간을 이어가며 학업 때문에 신앙생활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본당의 공부방은 학생들은 물론, 부모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회 안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이기에 부모들도 자신의 자녀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것. 또한 본당은 공부방을 찾는 학생들을 위해 본당 내 교육관을 재정비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습실과 강의실을 갖추기도 했다.
본당의 공부방을 이용하는 고등학교 3학년 정준원(레미지오)군은 “공부방이 개설되기 전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주일미사가 끝나면 바로 귀가하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공부방이 생기니 성당 안에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남대리구 수진동본당(주임 황규현 신부)은 이번 달부터 본당 청소년을 위한 수능 영어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8시가 되면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모여 강의를 듣는다.
본당은 학업 때문에 미사 시간을 방해 받는 본당 청소년들을 다시금 본당으로 이끌어오고자 본당 신자 박해준(가브리엘)씨의 재능기부를 통해 수능 영어 강좌를 이어가고 있다. 본당은 이번 강의의 결실을 지켜보고, 더욱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초등부 주일학교를 위한 ‘영어회화 공부방’을 개설한 본당도 있다. 성남대리구 퇴촌본당(주임 김대우 신부) 역시 이번 달부터 본당 내 초등학교 3학년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회화 공부방’을 열었다.
본당은 청소년들이 성당 안에서 함께하는 놀이문화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자 이번 ‘영어회화 공부방’을 계획했다. 본당의 ‘영어회화 공부방’은 단순 영어 문법 학습이 아닌 신앙생활 관련 내용들로 꾸며져 있으며, 주변 지역주민들에게까지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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