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9년 1월 25일, 제2대 조선교구장 앵베르 주교가 쓴 일기에는 왕림본당의 전신, ‘갓등이공소’가 등장한다. 이 지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신앙 선조들이 교우촌을 이루고, 신앙을 지켜나가던 곳이다. 앵베르 주교의 일기를 통해 미뤄 짐작할 때, 기해박해 이전부터 이곳에는 교우촌이 존재했다.
1888년 서울 명동본당에서 독립한 왕림본당(주임 윤진석 신부)은 한강이남 경기도 지역에서 첫 번째로 세워진 본당이며, 한국교회 내 세 번째로 탄생한 본당으로서 자리를 잡았다.
초대 주임 안학고 신부 부임 당시 본당은 사명산 아래 신자 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성당과 사제관, 식청 등으로 구성된 초가집을 마련했다.
이후 본당은 지역사회 신앙의 구심점이자 교육 사업의 기틀을 놓은 공동체로서 영적 성장에 매진해왔다.
본당 공동체 내 선교단, 성체조배회, 데레사회, 성모성심회, 돈보스꼬회 등 다양한 신심활동 단체들이 생겨났고, 이중 선교단은 가장 모범을 보인 단체로서 수십 개의 공소를 직접 방문, 교리를 가르치고 선교활동을 펼쳤다.
또한 본당은 1892년 한문서당인 삼덕학교를 설립, 교육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삼덕학교는 후일 신명의숙, 왕림학원, 왕림강습소, 봉담고등공민학교, 광성초등학교 등으로 모습을 바꿔가며, 오랜 동안 본당 신자 및 지역 주민들의 배움의 터전이 됐다.
광성초등학교 폐교 후, 현재 그 자리에는 수원가톨릭대학교가 위치함으로써 사제 양성이라는 뜻깊은 신앙 교육의 요람으로서 자리매김했다. 본당이 가졌던 교육에 대한 열정이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는 것.
아울러 본당은 그동안 발안본당, 남양본당, 정남본당, 봉담본당 등을 분가시키며 지역사회 복음 전파의 모체가 되기도 했다.
올해 본당 설립 125주년을 맞는 본당은 지난 2011년 1월 1일부터 본당 설립에 대한 감사와 왕림 성역화를 위해 묵주기도 총 535만단을 봉헌했다. 본당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총 600만단을 목표로 삼고, 신앙생활을 가꿔나가기 위한 기도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는 교구는 14일 본당 설립 125주년 연합 신앙대회가 열린 자리에서 왕림본당을 중심으로 한 왕림 성역화를 공식 선포, 왕림 지역에 서린 순교자들의 얼을 본받으며, 성소 못자리로서의 의미를 다지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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