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 온 친구 같은 교황
◎… 교황은 7월 22일 로마에서 자신의 개인짐을 담은 가방을 손수 들고 브라질행 비행기에 올랐다.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에 내려 교황을 환영하는 수십만 신자들이 기다리는 시내로 이동할 때도 ‘권위 있는 교황’의 모습을 내려놓고 ‘친구같은 교황’의 모습을 보여줬다.
교황 경호요원들은 전전긍긍했지만 교황은 신자들과 자신의 ‘벽’이 되는 방탄차를 버렸다. 교황을 보려는 신자들이 도로로 밀려들면서 교황 차량이 멈춰 서자 교황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즉석에서 환한 표정으로 어린이들에게 입을 맞추고 축복했다. 교황은 교황 즉위 후 바티칸에서 그랬듯이 브라질에서도 ‘작은 방’을 요청했다.
가난한 이를 찾아
◎… 교황은 세계청년대회의 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7월 24일 브라질 최대성지인 아파레시다 성모성지를 순례하고 ‘아시시의 성프란치스코 병원’ 마약중독 치료 병동에 방문했다.
다음날 쏟아지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산을 마다한 채 마약 범죄로도 유명한 바르지냐 빈민가를 방문해 빈민들을 격려했다.
브라질 정부는 교황이 바르지냐 마을을 방문한다는 뜻을 밝히자 마을 진입로를 정비하는 등 교황에 대한 예우를 갖추려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교황은 “사회의 어두운 곳을 없애려 하지 말고 그곳을 공동체의 일부로 인정해야 평화가 온다”고 말했다.
교황의 특별한 손님들
◎… 7월 26일에도 교황의 낮은 행보는 계속됐다. 교황은 청소년 수감자 8명을 비공개 초대해 한 명 한 명을 안아줬고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재활병원을 찾아 마약중독에서 회복된 청년을 격려했다. 같은 날 십자가의 길에서는 아르헨티나에서 교황을 보기 위해 브라질을 찾은 쓰레기 청소부 35명에게 ‘특별석’을 마련해 줘 또 한 번 감동을 선사했다.
7월 27일 철야기도에서 교황은 마약중독 회복 환자의 경험담을 듣는 시간을 가지며 청년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기 위해 땀을 흘려 노력하고 언제나 예수님과 동행하라”고 밝혔다.
대회의 정점인 폐막미사 무대에는 특별한 가족이 올랐다. 젊은 부부와 뇌의 일부가 없는 채로 태어난 갓난아기가 그 주인공으로 교황은 명시적으로 낙태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생명존중 정신을 보다 강력하게 웅변했다.
교황은 대회 기간 내린 폭우와 부족한 잠자리로 불편을 겪은 청년들을 격려하면서 “각자의 나라에 돌아가 신앙 체험을 나누고 복음을 알리는 데 용기를 내라”고 마지막 당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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