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전의 혼인은 둘 다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자로서 성당에서 결혼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불임’인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 되어 혼인생활 9년 만에 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지인의 소개로 상처한 천주교 신자와 혼인을 하려고 합니다.
제가 조당이죠?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나요?
대답입니다
“불임은 혼인을 금지하지도 무효로 하지도 아니한다.” 이것이 ‘불임’에 관한 교회법 조문입니다(제1084조 3항).
이처럼 교회법은 ‘불임’ 자체가 혼인무효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교 불능’과 ‘불임’은 다릅니다. ‘성교 불능’은 자연적이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성행위를 할 능력이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성교 불능’이 영구적이고 확실하다면 혼인이 무효가 됩니다.
하지만 ‘불임’은 자녀를 생산할 능력이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불임’ 자체로 혼인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교회법 제1084조 3항의 후반부는 ‘불임’이라는 사실을 속여서 부부의 혼인생활을 중대하게 손상시키고 어렵게 하는 경우는 혼인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본인이 이미 ‘불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상대방을 속이고 혼인한 경우를 말합니다. 그것 때문에 부부생활이 파탄이 나고 부부의 공동 운명체를 중대하게 혼란시켰다면 ‘사기혼인’에 해당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혼인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미리 ‘불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 출산을 원하는 상대방을 속이고 혼인한 경우를 말합니다.
자매님의 경우는 ‘불임’이란 사실을 혼인 전에 아셨는지, 알았다면 그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렸는지 질문에는 나타나지 않는군요.
자매님이 가장 먼저 하실 일은 새로운 혼인을 유효하게 맺기 위해서 전의 혼인에 대한 무효소송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전의 혼인이 무효판결이 나기 전에는, 비록 이혼을 하셨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혼인을 유효하게 맺으실 수가 없습니다.
먼저 본당신부님과 상의하셔서 무효소송 서류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신동철 신부는 1993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로마 교황청립 라테란대학교에서 교회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 전례와 성사 및 기타 신앙생활과 관련된 교회법에 대한 문의는 신동철 신부(stomaso@hanmail.net)나 편집국(22면 주소 참조)으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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