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으로 세상 변화시키는 청년 되길”
“세계청년대회에서 만난 청년들의 모습이 든든하고 장함을 느꼈습니다. 복음으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청년들로 성장하길 기도합니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2013 리우 세계청년대회에 참가, 청년들과 함께 세계청년대회의 순례 여정에 함께했다. 7월 26일 세계청년대회 참가 주교단 숙소에서 유 주교를 만났다.
대전교구장이기도 한 유 주교는 세계청년대회 본 대회뿐 아니라 대전교구를 비롯해 서울·대구·인천교구가 참가한 브라질 캄피나스교구대회에서도 청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유 주교는 한국과 브라질 청년들의 모습을 직접 만나고 그 안에 함께했다.
“이번 세계청년대회에서 브라질 신자들의 배려와 사랑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대단히 많은 준비를 하고 열정적 사랑으로 맞아줬습니다. 특히 캄피나스교구에서 홈스테이를 마치고 떠날 때는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우리가 형제·자매임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유 주교는 지난 2011 마드리드 세계청년대회에도 참가했지만 2014년 대전교구에서 열릴 아시아청년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책임자로서 느끼는 바가 새롭다. 또 유 주교는 이번 세계청년대회를 지켜보면서 “세계청년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면 어떤 모습일지 스쳐 지나간다”며 바로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청년대회뿐 아니라 장차 언젠가 한국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의 모습을 그렸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입니다. 브라질의 신심이 아파레시다의 성모님으로 통한다면 우리 한국교회에는 세계교회가 부러워하는 순교자들이 있습니다. 우리 순교자를 중심으로 내세울 때 우리교회가 단단해지고 내적, 외적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세계청년대회에서 유 주교의 아쉬움은 더 많은 한국 청년들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점이다. 유 주교는 한국 청년들이 세계청년대회에서 큰 은총을 받았음을 확신한다. 그 은총은 바로 유 주교 자신이 직접 만나고 경험한 청년들의 모습에서 느낄 수 있었다.
“청년들의 모습을 보고 대화하고 또 고해성사를 통해 만나면서 우리 청년들이 참 성숙하고 준비돼 있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5년 10년 30년 뒤에 그리스도처럼 빛과 소금으로 세상에 나아갈 모습이 기대됩니다.”
한국 청년사목에 대한 질문에 유 주교는 “세계청년대회와 같이 복음을 중심으로 양성하는 사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교황님의 말씀처럼 젊은이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젊은이들을 참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전했다. 또 브라질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교회의 청년사목이 배워야 할 점을 찾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전례 등의 요소에서 청년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도록 한국교회가 더 열렸으면 합니다. 브라질 교회의 청년들은 굉장히 자유로웠습니다. 행사가 겉보기에 일사불란하더라도 그 정신도 그런 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교회도 사람을 중심으로 좀 더 자유로웠으면 좋겠습니다.”
2주에 달하는 기간 청년들과 함께 지내온 유 주교는 함께 대회에 참가한 한국참가단에도 깊은 애정을 표했다. 유 주교는 한국 참가단을 “자신의 좋은 친구들”이라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며 “처음엔 거리감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담없이 친교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형제의 사랑을 믿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세계청년대회의 감동을 참가자 사이에서뿐 아니라 교회 전체에 퍼뜨리는 것이 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의 숙제입니다. 여기서 들은 말씀에 따라 십자가를 받아들이고 사랑할 때 여러분은 세상의 누룩이며 빛과 소금이 될 것입니다.”
■ 문화축제에서 공연한 생활성가밴드 ‘포엠’
세계 청년 하나로 만든 우리 가락
“아리랑, 아리랑~”
7월 27일 리우데자네이루 남쪽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수백만 명의 세계 청년들이 모인 가운데 은은한 해금 소리와 함께 우리 가락이 퍼져나갔다. 바로 한국의 생활성가밴드 ‘포엠’의 무대였다.
세계청년대회 문화축제에서 우리 노래와 생활성가를 공연한 포엠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계 청년 속에서 비록 언어가 통하지 않았지만 우리 성가의 찬양 속에서 호응하며 하나되는 모습에 알지 못할 감동을 느꼈습니다.”
포엠은 이번 세계청년대회 기간 동안 7번에 걸친 공연을 선보였다. 기존 3번으로 계획된 공연이었지만 브라질의 성원은 폭발적이었다.
현지 방송사에서도 별도로 인터뷰를 하고 연주를 방영했을 정도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아니라 우리 생활성가가 브라질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 세계청년대회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생활성가밴드 ‘포엠’의 모습.
세계청년대회 참가가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언어도 통하지 않았거니와 12시간의 시차로 일 진척이 잘 맞지 않아 공연일정도 출국 직전에 겨우 확인했다.
하지만 주변사람들이 세계청년대회에 한국밴드로서 처음 참가하는 의미가 크다면서 사명감을 가지라고 격려해줘 힘을 얻었다.
포엠은 아리랑을 비롯해 자작곡 2곡과 축제, 내 발을 씻기신 예수 등 생활성가와 밴드곡으로 편곡한 가톨릭성가를 무대에서 선보였다.
우리 가락을 전할 뿐 아니라 가톨릭성가에서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노래를 함께 부르고자 했기 때문이다.
보컬을 맡은 최준익(막시모)씨는 “브라질의 성가는 음악성이 훌륭할 뿐 아니라 인지도도 높고 인기가 많은데 그 안에서 우리 가락을 선보이고 싶었다”면서 “한복을 입고 한국의 전통악기 해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성가를 편곡했다”고 밝혔다.
“다녀온 것 자체만으로도 큰 경험이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어요. 이번엔 저희가 다녀왔지만 다음 세계청년대회에서는 다른 분들도 함께 참가해 우리 음악을 알리고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성가를 선보이기 위해 브라질까지 찾아갔지만 배운 것이 더 많았다.
포엠 일동은 “브라질 여정 중에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느꼈다”며 “우리가 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이끌어 주시고 채워주셨음을 믿는다”고 전했다.
세계청년대회에서 국가의 경계를 넘어 음악으로 이룬 일치를 체험한 포엠은 앞으로도 연령의 경계 없이 함께 부를 수 있도록 가톨릭성가를 밴드곡으로 편곡하는 작업을 해 나갈 계획이다.
■ 봉사자로 참가한 채유진·이안나씨
신앙 안에 하나된 모습 ‘행복가스’처럼…
▲ 봉사자로 참가한 채유진씨(오른쪽), 이안나씨(왼쪽).
“언어도 통하지 않는데 같은 믿음, 같은 종교 하나로 전 세계의 청년들이 모여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에 마치 행복가스를 마신 듯 가슴이 뭉클하고 기쁨이 넘쳤어요.”
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세계청년대회의 감동을 전했다. 두 사람은 본대회 시작 일주일 전부터 이미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해 환영미사와 봉사자교육을 마쳤다. 세계 청년들과 함께 활동하며 일치를 느낀 두 사람은 “세계청년대회 가방이나 티셔츠를 보기만해도 10년 지기를 만난 듯이 반갑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이번에 브라질에서 처음 만난 사이다. 미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채씨와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있는 이씨가 세계청년대회 참가를 결심한 것은 지난 2011년 마드리드 대회 때였다. 하지만 외국에 있어 한국의 교구와 함께 움직이기 어려웠고 현지교구에서는 참가하지 않거나 등록할 수 없어 참가를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봉사자는 개인적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신청했다.
“봉사자는 책임감이 생겨서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고 보람도 있어요.”
세계청년대회에 많은 봉사분야 중에서 두 사람이 맡은 것은 교리교육 담당 봉사와 글로리아교구 도우미, 순례자 안내 3가지 분야다.
봉사가 쉽지만은 않았다. 일단 포르투갈어 외에는 통하지 않았고 동양인도 없어, 두 사람이 서로 만났을 때에는 기쁨에 겨워 소리를 질렀을 정도다.
하지만 대회를 준비하고 봉사를 해나가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고 순례자로서는 얻을 수 없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세계청년대회는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인생에 1번은 해봐야 할 훌륭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단체든 개인이든 관계없이 참가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참가할 수 있어요. 저희처럼 외국에서 생활하는 분들도 교구참가가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봉사자로 세계청년대회에 꼭 참가해보시길 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