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용인대리구 구성성당(주임 정현호 신부) 1층에 어김없이 작은 팥빙수 매장이 차려졌다. 이는 본당 빈첸시오회가 7월 14일부터 11일까지 매주일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마련한 팥빙수 판매 현장이다.
주일 오전 8시30분 미사와 11시 교중미사 후에만 반짝 열리는 팥빙수 매장은 더위를 쫓으려는 신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 입 드셔보시겠어요? 여러 가지 재료들을 넣어서 그런지, 참 맛있네요. 더운 날씨에 성당까지 이어진 언덕길을 오르며 느낀 갈증도 금방 날아가는 것 같아요.”
팥빙수 만들기에는 빈첸시오회원들과 본당 레지오 단원들이 함께 나선다. 7명, 소수의 빈첸시오 회원들을 돕기 위해 레지오 단원들이 일손을 거들어 주고 있는 것. 일손이 부족하면 판매대 옆을 지나던 신자들까지 소매를 걷어붙인다.
연유를 듬뿍 넣은 종이 그릇 위에 눈처럼 곱게 얼음을 갈고, 달콤한 팥을 올린 후 쫄깃쫄깃한 떡, 젤리 등 각종 고명을 얹기까지 각자의 역할을 분업화해 뚝딱뚝딱 팥빙수를 완성해낸다.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함께할 수 있음에 보람을 느낍니다. 손은 바쁘지만 기쁜 마음으로 일합니다.”
봉사에 나선 빈첸시오회 윤정희(마리아막달레나·65)씨가 팥빙수 한 그릇을 건네며 환하게 웃는다.
완성된 팥빙수를 받아든 신자들은 성당 내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숟가락 전쟁을 벌인다. 팥빙수를 맛본 본당 신자 남영숙(파비올라·64)씨는 “같은 교우로서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생각하는 빈첸시오회의 마음이 너무나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마음이 더해져 팥빙수가 더 달콤하게 느껴지는 것은 물론, 팥빙수 한 그릇으로 나눔에 동참할 수 있어 더욱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판매가는 3000원이지만 그 맛과 양은 시중의 카페에서 만드는 고가의 팥빙수 못지않다. 수익금은 모두 본당 빈첸시오회가 도움을 주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인다. 작년에 이어 다시금 팥빙수 판매를 시작한 빈첸시오회는 지난 4일까지 4주간 1000여 그릇을 판매했다.
빈첸시오회장 임일선(안드레아·62)씨는 “빈첸시오회는 오지랖은 넓지만, 그만큼 활동에 필요한 재정을 충당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기에 팥빙수 판매와 같은 수익사업을 생각하게 됐다”며 “심부름꾼에 불과한 우리는 빈첸시오회의 활동을 지켜주고, 밀어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심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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