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교회와 한국교회 사이에 놓인 ‘다리’가 된 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서 조선이라는 먼 땅까지 와서 선교에 힘쓴 순교자들의 정신을 따라 이곳에서 살아갈 생각입니다.”
지난해 4월 프랑스 르망교구에 선교사로 파견된 최진성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가 1년 3개월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당시 부제로 출국한 최 신부는 올 6월 프랑스 현지에서 사제품을 받고 첫미사 봉헌을 위해 잠시 입국한 것.
최 신부는 지난 1년 동안 현지적응과 어학연수에 집중했다. 특히 르망교구 보몽본당에서 5개월 동안 신자들과 함께했다. 보몽본당은 이미 파견된 이영길 신부(안동교구)가 주임사제로 있는 곳이다.
“프랑스는 아직도 신앙이 식지 않았어요. 신자 수는 많이 줄었을지 모르지만 깊은 신앙심을 가진 신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직자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문제도 심각하다. 르망교구에 소속된 사제 80여 명의 평균 연령은 75세. 은경축이 지난 사제들이 교구의 중축이 될 정도다. 때문에 젊은 사제인 최 신부와 함께 파견된 오은규 신부에 대한 교구의 관심은 뜨겁다.
“현지 신자들이 프랑스에 와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세요. 특히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싶은데 사제가 없어서 고통스러웠다고 말씀하시는 신자분의 말에 마음이 짠했어요.”
최 신부는 오는 23일 프랑스로 돌아간다. 이후 샤토 뒤 르와르본당에서 보좌신부로 사목하며, 어학연수를 병행할 계획이다. 샤토 뒤 르와르본당은 병인박해 때 새남터에서 순교한 성 베르뇌 주교의 출신본당이기도 해, 의미가 크다.
“베르뇌 주교님이 계셨기에 한국교회와 우리 수도회가 있고, 또 제가 프랑스에 갈 수 있었어요. 이제는 제가 그곳에서의 삶을 통해 한국교회를 드러낼 때입니다. 한국의 신자 분들의 기도가 많은 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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