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전력위기가 계속되면서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교구 내 시설들을 찾아봤다.
수원가톨릭대학교(총장 이용화 신부, 이하 수원가대)는 한여름에 에어컨이 없어도 실내가 선선하다. 바로 2006년부터 가동한 지열냉·난방시스템 덕분이다.
지열냉·난방시스템이란 약 15°C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깊이 150~450m 땅속에 파이프를 설치하고 물을 순환시켜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난방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수원가대는 지하에 37개의 파이프를 설치, 대학 본관과 성당, 기숙사 등 7개 건물의 냉·난방을 지열을 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고 있다. 기존 유류와 전기를 사용해 냉·난방을 해오던 수원가대는 지열시스템을 활용하고부터 유류와 전기 사용을 70% 이상 감축시킬 수 있었다.
지난 6월 봉헌식을 연 교구 영성관(관장 우종민 신부)의 남쪽 지붕은 색이 유난히 짙다. 바로 남쪽 지붕 전체에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됐기 때문이다.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절약도 주목받는 방법 중 하나다. 태양열을 모아 물을 데우는 이 집열판은 200여 명의 숙식과 600여 명을 교육이 가능한 규모의 영성관 전체의 온수를 공급한다.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시설인 안나의 집(대표 김하종 신부)도 태양열을 활용하고 있다. 안나의 집에서 태양열시스템은 전기에너지로도 전환이 가능할 뿐 아니라 급식에 꼭 필요한 온수를 제공해 노숙인들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이밖에도 명학·왕곡본당 등 본당단위에서도 태양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성필립보생태마을(관장 황창연 신부)은 다양한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다. 생태마을의 태양광시스템은 시간당 20kW의 전력을 생산해낸다. 지금은 비록 시설 파손으로 철거됐지만 풍차를 활용해 풍력에너지를 생산해내기도 했다. 또 마을 내 황토를 활용해 만든 집은 전기 없이도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이다.
교구 내에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여러 시설이 있지만 에너지 절약을 위해 무엇보다도 강조되는 것은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의 변화다.
양기석 신부(수원교구 수원대리구 사회복음화국장·주교회의 정평위 환경소위 총무)는 “예전에는 에너지 절약의 개념이 소극적이고, 비용 절감 수준에 그쳤지만 이제는 환경, 생명권과 연계 그 의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사제 등의 특정 계층이 아니라 평신도가 착한 청지기로서 에너지 절약을 통해 하느님이 맡겨주신 창조세계를 잘 돌보고 하느님의 영광에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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