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병원장 황태곤)이 뼈암으로 고통 받던 페루 소녀 하이디(12)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페루 북부 조그만 항구도시 푸에르토 말라브리고에서 성장한 하이디는 지난해 어깨에 생긴 뼈암을 발견했으나 현지 의료 여건상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병원비도 감당이 안 됐다. 더욱이 현지 병원으로부터 하이디의 팔을 잘라야 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부모는 사춘기에 접어든 하이디가 받을 충격도 걱정됐다.
하이디의 아버지 월통 메나(36)씨는 이 이야기를 한국에서 선교온 최종환 신부에게 전했다. 최 신부는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안타까운 사연과 하이디의 사진을 올리고 한국에서 자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후 최 신부의 SNS 친구 정재우 신부가 가톨릭중앙의료원 의료협력본부 오승민 사무국장을 찾았고, 다시 오 사무국장이 골육종 전문가 서울성모병원 정양국 교수(정형외과)를 연결하면서 하이디의 치료의 길이 열렸다. 더불어 병원은 하이디의 진료비 전체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SNS를 통해 사연이 전국에 알려지자 병원 외에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신원미상의 70대 노신사, 주한 페루대사관 등이 부녀를 위한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하이디는 8번의 입·퇴원과 외래진료(31회)를 반복하면서, 병원의 의료진을 통해 2차례에 걸친 피부 봉합술과 추가 항암 치료를 받았고, 마침내 지난 7월 30일 ‘재발 소견 없으며, 집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다’는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병원은 9일 하이메 포마레다 주한 페루 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하이디의 퇴원식을 열었다.
하이디는 “페루에서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을 한국에서 기적처럼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그간 못했던 공부를 열심히 해 한국의 의사분들과 같은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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