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교 전 교회에 대한 기본지식이 전혀 없을 땐, 내 머릿속에서 ‘가톨릭교회’라는 용어는 ‘교황’과 거의 동일한 표현이었다. 마더 테레사나 김수환 추기경 등에 대해서도 알고는 있었지만, 가톨릭교회 관련해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관련된 뉴스들이 꽤 많았던 것도 원인인 듯하다.
교황님 덕분에 가톨릭교회에 대해 긍정 혹은 부정의 이미지를 가졌던 적은 없지만, 가톨릭교회가 교황님을 통해 한 목소리로 의견을 밝히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종교를 갖고 있진 않았지만, 이슬람교파가 여러 개로 갈려서 서로 생명을 걸고 싸우고 불교나 개신교도 각 갈래마다 이견을 갖고 반목하는 모습이 보기 좋진 않았던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예비신자 교리반 초반부터 지금까지 외우고 있는 단계인 사도신경 중에서 하나이고 공번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져 온다는 내용이 마음에 남아있다.
최근에는 새 교황님 관련 소식도 일반 언론에서 자주 볼 수 있어 반갑다. 성당을 다니기 시작해서 그런지 가톨릭교회나 교황님 소식이 나오면 저절로 뉴스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그런데 일반 언론들은 교황님의 각종 행보에 ‘파격’이니 ‘이색’이니 하는 수식어를 많이 붙이고 있었다. 교황님은 격식없이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특히 젊은이들과 친구처럼 행동한다는 등의 기사내용에 붙은 제목이었다.
하긴 교황님께서 SNS에서의 ‘인기스타’이고, 10대들과 셀카를 찍으며 웃는다는 건 50대인 내 나이 또래가 보기엔 더욱 파격적으로 느껴지긴 한다. 또 내심 그래도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인데 사람들과 너무 격의없이 지내고, 의전에도 너무 소홀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교황’은 명칭이기도 하고 직위이기도 하다. 로마교구의 교구장 주교이자 세계 주교단의 단장으로서, 현세 교회의 통괄적 최고 사목자라고 한다.
바티칸시국의 국가원수이지만, 사실 난 바티칸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소식은 잘 못 들어본 것 같다. 한국에 바티칸시국(교황청) 대사가 파견돼 있다는 것도 최근 들어서야 알게 됐다.
난 성당에 나오기 전에 교황을 왜 ‘포프’(pope)라고 부르는지에 대해서도 종종 궁금해 했었는데, 최근 주교님이나 대수도원장 등을 호칭했던 아버지(papa)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특히 입교하기 얼마 전 새 교황님이 선출되시고 한국에서도 축하미사가 봉헌됐을 때, 강우일 주교님께서 교황님을 교종(敎宗)이라고 표현하신 것을 한 통신사 뉴스를 통해 봤었다.
당시 주교님께서는 교황 대신 교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가난과 단순함을 본받아 이름을 택하신 그 분의 복음적 영혼과 삶을 드러내는데 임금이나 황제를 연상시키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셨다. 그 소식을 듣고 나는 교황님이 우리와 더욱 가까운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성경에 관해 배울 때, 각각의 의미나 상징을 알지 못하고 글자 그대로 읽어, 꼭 역사소설이나 신화 같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성경말씀이 곧이곧대로 믿어지지 않기도 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