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종남 신부, 이하 민화위)는 8월 26~30일 ‘민족의 화해와 남북통일을 지향하며 복음화를 준비하는 북한국경과 중국교회를 살펴보는 순례’에 나섰다. 다음은 동행한 성재필 명예기자의 순례기다.
이번 순례에는 허현 신부(민화위 부위원장), 한만삼 신부(기산본당 주임)와 신자 30여 명이 함께했다. 중국 연길에 도착한 첫날, 현지 가이드가 전해주는 연변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생활상을 들으며 지금까지 갖고 있던 우리의 생각을 되짚는 시간을 가졌다.
27일, 백두산에 올라 천지를 바라보며 “한반도의 땅인 백두산을 우리의 땅으로 오지 못하고 이렇게 멀리 돌아 와야만 하는, 산을 오르는 힘듦보다 그 아픈 마음이 더했다”고 곽상도(바오로·청주교구 옥천본당)씨는 토로했다.
순례단은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깊이 300미터의 천지 깊숙이 묻고 기도하고 하산해 천지에서 내려오는 장백폭포를 거쳐 해란강 들판을 지나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용정중학교를 들러 그 역사를 기렸다. 용정성당을 방문해 사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종교의 자유가 완전히 개방돼있지 않은 그곳에 성당이 있다는 것에 순례단은 감사를 드렸다. 신자는 40여 명, 60대 신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신자 재교육과 성경공부를 실천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강론에서 허현 신부는 “조선족이 ‘우리 민족’ 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것은 우리가 한민족임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이번 순례가 그들을 끌어안는 마음을 다잡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순례단은 중국 국경과 휴전선이 있는 두만강가를 순례하며 손을 펴면 닿을 것만 같은 북한땅을 바라보고, 도문에서는 북과 중국이 이어지는 철교를 보며 열차를 타고 건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방천 전망대에서 북을 바라보는 순례단은 한마음으로 통일을 염원했고, 두만강 강변공원 유람선에 올라서는 북한땅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고픈 마음에 손을 뻗어보기도 했다.
다음날 오후에는 1703년 12월 프랑스 예수회 선교사 장 드 퐁타네 신부에 의해 지어진 북당성당을 방문, 명동성당보다 100여 년이나 오래된 성전을 보며 우리 천주교회의 위상을 느끼고, 성전 곳곳에 들러 그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내질렀다. 북당성당은 1945년 문을 닫았다가 1985년 성탄절 다시 문을 열어 주일에는 하루 5대의 미사가 봉헌되며, 구 교우들이 모여 있는 지역 곳이다.
한만삼 신부는 강론에서 “김대건 신부님이 이곳을 거처 신학교에 갔고, 이승훈 성인이 세례를 받은 이곳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게 되어 기쁘다”며 “신앙선조들의 뒤를 따라 사는 우리들의 신앙생활이 되기를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순례의 마지막 여정인 장춘신학교에 들려 신학생들의 생활상도 들어보았다. 신학교는 1981년 건립돼 신학생은 47명이고 영성부, 성무부, 대학부, 양성부 등 5개 부서가 있으며, 주변 대학 초청강의도 있다. 순례를 마치며 순례단은 중국교회를 더 많이 이해하고, 조선족과 북한동포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 깊이 담고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랐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