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복음의 기치를 들고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 희망의 사도로 자리해온 명례방협동조합(이사장 당현준)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명례방협동조합은 1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20주년 기념행사를 열어 복음적 가난을 살며 그리스도를 향한 열정으로 거듭나는 공동체가 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명례방협동조합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마련된 ‘열린 세미나’는 가난한 이들이 함께 가꿔온 꿈을 돌아보고 초심을 되새기는 자리였다. 발제를 맡은 윤홍열(요한 보스코) 조합원은 “자원봉사자들이 없었다면 명례방협동조합의 오늘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협동조합이 전문성을 갖추지 않으면 가난한 이들을 도울 때 위험한 길로 안내할 수도 있다”며 전문성 확보를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박재천(세례자 요한·(사)제정구기념사업회 상임이사) 조합원은 “명례방협동조합은 전문성을 뛰어넘는 가치로 교회 안팎에서 자랑거리가 되어왔다”면서 “더욱 인간적이고 생산적인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복음을 바탕으로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강연에서는 명례방협동조합이 고통 받는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 지니는 의미와 역할에 대한 고민이 이뤄졌다. 유영훈(스테파노) 운영이사는 ‘가난한 이들의 삶과 협동조합 운동’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명례방협동조합은 선의를 가진 사람들의 공동체, 이익에 우선하기 보다는 관계에 우선하는 공동체, 희망을 품은 공동체라는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면서 “우리가 고백하는 희망을 굳게 간직하고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 새로운 비전을 마련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이사는 또 명례방협동조합이 모색해야 할 과제로 ▲빈민사목후원회와의 관계 재정립 ▲다양한 교육사업 ▲정체된 생산협동공동체의 신설 ▲상품의 다양화 ▲마케팅 강화 ▲합법적인 사업의 영위 고려 등을 제시했다.
빈민사목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된 기념미사에서는 하느님 나라라는 대안공동체를 지향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다짐이 새롭게 이뤄졌다.
이강서 신부(서울 삼양동선교본당 주임)는 미사 강론을 통해 “협동조합운동은 대안을 함께 찾고 만들어가는 운동”이라고 강조하고 “우리 삶이 당장은 소수여서 미약해 보이지만 임계점에 이르면 ‘형태공명’을 불러일으켜 전 사회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지난 1993년 9월 26일 수도단체, 빈민사목후원회원 등이 한데 힘을 모아 조합원 75명, 자본금 3500만 원으로 창립된 명례방협동조합은 현재 조합원 508명에, 출자금 6억3000만 원에 이르는 공동체로 성장해 협동조합운동 역사에 새로운 장을 써내려가고 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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