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보랭성지는 성모발현 80주년을 맞아 8월 21일부터 22일까지 벨기에 주교단 10명과 사제단 100여 명 및 전 세계에서 모인 순례객 5000여 명이 참례한 가운데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대성당 축성식을 가졌다.
보랭의 성모발현 성지는 한국교회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1932년 11월 29일에 첫 발현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발현한 것은 1933년 1월 3일이며 모두 33번의 발현이 있던 곳이다. 발현의 목격자는 브와젱 집안의 페르낭드, 질베르트, 알베르와 드젬브르 집안의 앙드레, 질베르트 등 5명의 아이들이다.
성모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에서 운영하는 학교 바로 옆 철길 위에서 첫 날과 둘째 날 발현한 후 셋째 날에는 학교 정원으로 가까이 왔고 그 이후에는 학교 정원에 있는 오베핀 나무 아래에서만 발현했다. 1943년 2월 2일 나뮈르교구장이 보랭의 성모발현과 순례를 승인했고 1985년에는 복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문하기도 했다.
보랭에 발현한 성모 마리아는 자신의 신원에 대해 “나는 원죄 없이 잉태된 마리아다”, “나는 천주의 어머니다”, “나는 하늘의 여왕이다”라고 3가지를 밝혔다. 또한 발현을 목격한 아이들에게 착하게 살 것과 죄인들의 회개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보랭성지는 발현 기간인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과 1월 1일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을 순례객들과 함께 지내고 특히 동정마리아 모후 기념일인 8월 22일을 성대히 지낸다.
올해도 지난 8월 21일 저녁 8시30분 성모 마리아 성상이 세워져 있는 학교 정원 오베핀 나무 아래에서 전야 기도와 묵상을 1시간가량 진행한 후 사제단과 신자들이 함께 걸으며 묵주기도를 바쳤다. 이날만큼은 성지에 스피커가 설치돼 지역 주민들도 기도와 찬송을 들을 수 있다. 첫 날 행사는 성지 내 대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것으로 밤 12시경 끝났다.
보랭성지의 최대 축일인 8월 22일에는 오전 11시 장엄미사, 오후 2시 묵주기도, 오후 3시 성체 거동과 성체 강복, 환자 개개인에 대한 축복 등이 오후 5시까지 계속됐다. 오후 6시30분에는 성모 발현 마지막 목격자인 질베르트 부인의 선창으로 묵주기도를 다시 드리고 보랭 지역 사제단이 모여 성지 정원에서 감사미사를 봉헌하는 것으로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8월 22일 미사에서는 미사곡은 라틴어로 부르고 독서와 보편지향기도는 여러 나라 언어로 바치고 있다. 2008년부터 보랭 성지에 파견돼 있는 김명진 수녀(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 한국관구 소속)는 “동정마리아 모후 기념일 미사에서 한국 신자가 한국어로 독서를 하는 것이 저의 소망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명진 수녀는 “1932년 12월 23일 발현한 성모께서 ‘이곳 보랭에 왜 오셨습니까?’라는 아이들의 질문에 ‘이곳에 사람들이 순례 오기를 원한다’라고 답해 성지 내에 작은 경당을 지었다”며 “재작년 교황청에 대성당 지정 청원을 올렸는데 경당이 너무 작아 성지 내 큰 성당이 대성당(바실리카)으로 지정돼 이날 축성식을 함께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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