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한 걸음이 너무나 힘들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마산교구 범숙재단(이사장 안명옥 주교)의 대안교육위탁기관 범숙학교(교장 이승석) 소녀들이 열흘간의 ‘아름다운 도전’에 나섰다.
3일 오전 10시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발대식을 가진 30여 명의 소녀들에게는 특별함이 있다. 사회에서는 ‘위기청소녀’라고 불리지만 범숙학교에서 사랑받고 존중받는 법을 막 배우기 시작한 또랑또랑한 눈망울의 소유자들이다.
이들이 ‘다시 쓰는 나의 이야기’를 주제로 9박10일 190㎞의 순례 대장정에 돌입했다. 경북 구미에서 시작된 아름다운 도전은 낙동강을 따라 도보와 자전거로 행진을 거듭했다.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도동서원, 합천, 백산안의제, 함안 강나루를 거쳐 마산 북면 범숙학교까지. 매일 저녁이면 캠핑을 하고 관 체험, 가족운동회, 농촌봉사활동, 작은 음악회 등을 열었다. 그리고 최종 목적지인 범숙학교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사회복지사가 꿈인 박민지(17) 학생은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도전을 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힘들기만 한 순례 길이었지만 이제는 함께 걷는 이 길이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정불화 등의 이유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범숙학교를 찾게 된 학생들은 적응이 쉽지 않다. 이들에게 좋은 추억과 경험, ‘희망’이라는 단어를 체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2002년 ‘아름다운 도전’이 시작됐다.
아름다운 도전은 파란만장한 역사를 갖고 있다. 강원도 인제 내린천에서 한강까지 리프팅 보트로 220㎞의 구간을 하루종일 배에서 생활하며 이동하기도 했고, 학생들이 장애우의 보호자로 유럽기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승석 교장은 “자존감이 약한 학생들의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시작한 ‘아름다운 도전’이 벌써 12회를 맞았다”면서 “학생들의 도전을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매년 많은 도움을 주시는 은인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경남 범숙의집 관장 허명수 수녀는 “씩씩하게 한 걸음씩 포기하지 않고 걷는 아이들이 대견하다”며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는 법을 깨달아 멋진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범숙학교는 1995년 설립된 창원여성의집을 모태로 2001년 개교했다.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할 시기에 배척과 질타로 제 길을 걷지 못하고 있는 위기의 청소년들을 자유롭고 당당한 사람, 노력하여 성장하는 사람,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길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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