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신부님 안녕하세요. 가톨릭신문에서 보고 궁금한 점이 있어서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아는 자매님이 있는데 이번에 세례를 받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자매님은 이혼한 후에 재혼한 상태이고 현재 배우자도 이혼한 후에 재혼한 상태입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이런 경우 바오로 특전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형제님이 세례를 받으려고 해도 지금 직장 관계로 세례를 못 받을 상황이랍니다.
이런 경우에는 자매님의 세례가 불가능한가요? 아니면 혼인 무효 판결을 받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 기간이 얼마나 걸리는 지도 궁금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힘찬 나날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대답입니다
자매님의 세례를 뒤로 미루어야 합니다. 혼인관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에 이렇게 나옵니다. ‘사제는 세례 받을 예비신자의 혼인관계를 미리 확실히 알아보아야 한다.’(제53조 3항) 그래서 교회에서는 세례받기 전에, 예비신자들에게 혼인관계증명서를 가지고 오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이혼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민법상 이혼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부부의 혼인유대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것은 신자가 아닌 사람끼리 맺은 자연혼인(사회혼인)에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따라서 지금 예비자교리를 받고 있는 자매님은 세례를 미루어야 합니다. 혼인 관계가 교회법적으로 정리가 될 때까지 세례를 받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 동거 중인 두 분 모두가 전의 혼인유대를 해소하여야 자매님이 세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두 분이 모두 세례를 받으시고, ‘바오로 특전’ 혼인을 맺으시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형제님이 예비신자 교리를 받을 수 없는 사정인가 봅니다.
혼인 무효판결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교회법원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아무리 빠르게 소송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최소 3~4개월의 시간이 걸립니다. 형제님이 혼인무효판결을 받으면, 자매님이 세례를 받으시고 곧바로 성당에서 혼인을 하시면 됩니다. 이 경우에 자매님의 전의 혼인유대는 ‘바오로 특전’으로 해소시킬 수 있습니다.
신동철 신부는 1993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로마 교황청립 라테란대학교에서 교회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 전례와 성사 및 기타 신앙생활과 관련된 교회법에 대한 문의는 신동철 신부(stomaso@hanmail.net)나 편집국(22면 주소 참조)으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