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들조차도 ‘어떻게, 왜 교회에서 성교육을 해야 하느냐’고 자주 반문합니다. 성교육이 성폭행, 낙태 등의 문제점에 대해 가르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신자 부모들도 넘쳐납니다. 이러한 현실을 통해 교회 안에서조차 생명윤리가 뒷걸음질 치는 이유를 엿볼 수 있지요.”
틴스타(TeenSTAR) 도입 초기부터 전문교사로 활동해온 조정옥(크리스티나)씨는 한국 도입 10주년을 맞이한 틴스타 활동을 돌아보며, 틴스타 프로그램이 교회 안에서보다 사회 안에서 더 활발히 운영 중인 실태에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또한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틴스타를 이해하지 못해서 뿐만이 아니라 성교육의 가치에 대해 그릇된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학교교육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틴스타는 신체적인 면뿐 아니라 정서·사회·이성·영적인 면에서 총체적으로 성을 이해하고, 성에 대한 정체감을 정립하도록 돕는다. 이에 따라 개개인의 자존감을 북돋우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며, 성숙한 인간관계를 꾸려가는 방법 등을 알아가도록 이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인식하도록 돕는 지름길이라는 평가다.
조정옥씨는 오랜 시간 교리교사로 활동해왔지만 하느님에 대해 가르치는데 늘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의문을 갖고 있었다. 사랑에 대한 설명이 너무 피상적인 것도 문제점으로 꼽아왔다. 그러던 중 일반 성교육의 문제점을 접하고, 가톨릭교회가 제시하는 성교육은 어떠한지 알기 위해 자발적으로 틴스타 워크숍을 찾았다. 그는 틴스타를 통해 교육의 첫 번째 목표는 교리지식 함양이 아니라,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들 또한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도와주는 것임을 보다 깊이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자녀들과 대화하고 깊은 신뢰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학교교육 현장에서 진행 중인 틴스타 여정도 입시 위주의 학교생활에 밀려나기 십상인 것이 현실이다. 10회 이상 지속돼야 하는 프로그램 여정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도 많다. 학교 교사들조차 예방교육의 가치는 고려하지 않은 채 “당장 학생들의 성관계를 막아야 하는데, 근본적인 가르침부터 제시하면 문제가 해결되느냐”고 항의하는 사례도 있다. 올바른 성의식뿐 아니라 전인적인 사고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의 가치가 계속 외면당하는 현실의 단면이다.
그럴 때마다 조씨는 “성관계만 안 하게 하면, 그것이 올바른 성교육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되묻는다.
그는 이러한 현실을 개선해나가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부모를 위한 교육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교회의 가르침을 올바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제·수도자들을 위한 성교육부터 필수적으로 마련하고, 틴스타 프로그램을 정규 주일학교 과정 등으로 도입하는 노력도 병행되길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성폭행, 청소년 성매매, 그릇된 성의식을 조장하는 대중매체 등 우리 사회 ‘죽음의 문화’를 돌아보면 대부분 기성세대들이 하는 행동입니다. 때문에 기성세대들부터 먼저 삶의 가치관을 되돌아볼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교회는 이러한 교육의 장을 제공하는 데에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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