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던 수녀들과 아이들의 소망이 40년 만에 이뤄졌습니다.”
(재)마리아수녀회(대표이사 정영숙 수녀)의 청소년 자립관 ‘수국마을’이 7일 축하식과 함께 문을 열었다.
마리아수녀회는 미혼모의 집인 모성원에서 태어난 아이들 중 수녀원에 맡겨진 아이들을 자립하기까지 양육하고 있다. 지금까지 커다란 원룸의 형태에서 공동생활을 하다 보니 개인 공간의 부재로 사생활이 없는 어려움을 겪어왔고, 독립된 숙소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특히 지난해 8월 시행된 ‘아동복지시설 내 보호 아동 및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외에는 거주할 수 없다’는 아동복지법시행과 함께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숙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마리아수녀회 수도자들이 마음을 모았다. 은퇴 수녀들의 퇴직금을 적립해 총 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자립관 건립을 이뤄낸 것이다.
대표이사 정영숙(마르티나) 수녀는 “새로운 집에서 성인이 되어 겪게 될 세상의 방식을 아이들에게 미리 체험하도록 했다”며 “실제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까지 주도적으로 살아가며 배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120명의 여학생들은 청소년 자립관 ‘수국마을(나무나라)’에서 생활하게 된다. 총 8채로 이뤄진 ‘수국마을’은 한 채 당 264㎡의 넓은 공간에 14명의 학생들과 엄마수녀, 보육교사가 한 가족으로 살아가게 된다.
개인 공간은 물론 거실과 주방 등 온전한 가정의 모습을 갖춘 자립관의 학생들은 의식주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엄마수녀가 관리하던 이전 방식 대신, 자발적인 회의를 통해 한달 350만 원의 생활비로 각종 공과금과 식비 등을 지출하게 된다.
수국마을 이장 안경순(셀리나) 수녀는 “우선 내년 초까지 시범적으로 시행되는 자립관 생활에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기대된다”면서 “어떤 어려움이든 쉽게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극복해 낼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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