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설정 50주년 구호를 외치는 4만여 명 신자들의 소리가 우레같이 울려 퍼졌다.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는 희년을 맞은 수원교구 공동체의 기쁨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신앙대회는 ‘희망의 땅 복음으로’를 주제로 수원교구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내다보며 교구설정 100주년을 향한 교구 공동체의 비전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번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에는 교구설정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이 방한, 신앙대회에 함께 하고 감사미사를 집전해 보편교회와의 일치 속에 희년의 기쁨을 나누는 시간이 됐다.
50주년, 미래를 위한 발판
교구설정 50주년은 일회적인 행사가 아니라 충실한 준비 속에 앞으로 나아갈 굳건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구는 2001년 ‘교구설정 50주년의 모습’ 심포지엄을 비롯한 다양한 연구와 활동을 통해 교구설정 50주년에 교구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 성찰하며 2010년 교구설정 50주년 기념 준비위원회를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교구설정 50주년 준비에 들어갔다.
이런 작업 속에서 교구는 ‘새 복음화’, ‘내적 복음화’, ‘외적 복음화’를 교구설정 50주년의 역동적 정신으로 보고 이를 구현하고자 노력해왔다.
교구는 ‘새 복음화’를 위해 대리구제를 확립, 청소년사목지침 마련, 가정성화, 소공동체 활성화 등에 노력했고, ‘잘 섬기겠습니다’ 섬김 운동 등을 통한 신자 영성 강화, 교구민 정체성 확립으로 ‘내적 복음화’를 진행했다. ‘외적 복음화’를 위한 냉담교우찾기운동, 피데이도눔, 생명·환경·사회정의 실현, 소외이웃 돌봄 등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 교구는 교구설정 50주년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마련한 50가지 정책 과제를 순차적으로 실현해 나갈 방침이다.
신앙대회, 영성으로 내실 다져
이날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 역시 외적으로만 갖춰진 행사가 아니라 영성으로 다져진 신앙대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지난 8월 15일부터 대리구별로 십자가 순회기도를 진행하고, 본당별 성경필사를 시작, 186개 본당이 이날 성경 필사본을 봉헌하는 등 기도와 말씀으로 신앙대회를 위한 영적인 준비를 해왔다.
교구 공동체의 비전인 ‘쇄신, 참여, 소통’을 지향하며 진행된 이날 신앙대회는 입장식과 신앙대회, 교구민의 공연인 징검다리, 감사미사 순으로 구성됐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가 ‘쇄신, 참여, 소통’을 상징하는 천사와 어린이와 함께 입장하는 퍼포먼스로 시작한 이날 신앙대회는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천진암 강학회와 조선교구 설정을 담은 영상과 김대건 신부의 순교 연극, 전임 교구장들을 분장한 배우들의 토크쇼로 교구의 과거를 흥미롭게 풀어낸 신앙대회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를 인터뷰하며 현재를 보여줬다.
미래는 ‘청소년폭력’, ‘갑을관계’, ‘청년실업’ 등을 주제로 한 뮤지컬과 유치부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이 다함께 ‘일어나 비추어라’를 부르는 퍼포먼스로 희망을 그렸다. 이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열린 ‘징검다리’에서는 청소년, 찬양사도, 장애인 등이 공연을 펼쳐 흥을 돋웠다.
감사미사, 미래를 향한 선언
감사미사에서는 교구설정 50주년을 기념하며 교구 비전과 미래를 선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사제, 수도자, 평신도, 청소년, 이주민 등 교구민 대표는 ‘소통과 참여로 쇄신되는 수원교구 하느님 백성의 비전 선언’을 통해 “새로운 50년을 여는 이 시기에 교회에 맡겨진 복음선포의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되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며 “‘소통’하기 위해 자신을 낮춰 인간이 되어 오신 그리스도를 따라 가난과 겸손을 살고, 복음화의 주체로서 하느님 나라 건설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그분 안에서 ‘쇄신’할 것”을 다짐했다.
▲ 40여 일 동안 수원교구 각 본당을 돌아온 거룩한 순회 십자가는 이날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를 통해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에는 4만여 명의 수원교구민이 함께 했다.
▲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에 함께한 불교계 참가단.
■ 축사 - 교황 프란치스코(요지)
교황 성하께서 이 기쁜 행사를 맞이하여 주교님과 사제 및 수도자와 평신도 모두에게 진심에서 우러나는 축하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성하께서는 수원교구민이 모든 성사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깨끗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그리고 서로 일치를 도모하기 위한 흔들림 없는 헌신적 모습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님을 닮아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사랑 실천의 삶을 보다 깊이 체험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하고 계십니다.
성하께서 수원 교구의 사제와 수도자 및 평신도들을 교회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강력한 중재에 맡겨드리며, 주님 안에서의 평화와 기쁨을 약속하는 사도적 축복을 전해드립니다.
국무성 장관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
■ 축사 -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요지)
수원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이하여 이 자리에서 여러분에게 축하말씀을 드리게 되어 기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순교자들의 헌신에서 복음의 씨앗이 결실을 맺은 이 영광의 땅에서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축하행사가, 신앙의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펼쳐지는 것은 하느님의 섭리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수원교구 설정 50주년이라는 획기적인 이정표를 축하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믿음의 유산을 전해준 수많은 선배 수도자, 평신도, 선교사들에게 감사하며, 이 축하의 시간이 수원교구 모든 교우들에게 진정한 기쁨의 원천이 되고 지속적으로 한국의 모든 국민들에게 진정한 빛과 희망을 약속하는 다짐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