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는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를 통해 교구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다져나가는 한편, 앞으로의 100주년을 향한 쇄신, 참여, 소통의 미래 비전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의 시작을 알리는 총대리 이성효 주교의 개회 선언이 울려 퍼지자, 운동장을 가득 메운 4만여 명 교구민들은 쇄신, 참여, 소통의 카드 섹션을 펼치며 환호했다.
◎… “저는 천주님을 위해 죽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영원한 생명이 저에게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신앙대회를 통해 교구 과거 신앙 선조들의 순교신심과 만나는 시간. 한국교회 초대 신부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의 순교 현장이 극으로 꾸며졌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토크쇼 형식을 빌려 교구 50년 역사의 산증인인 초대 교구장 윤공희 대주교, 2대 고(故) 김남수 주교, 3대 최덕기 주교를 초대해 재임시절 이야기를 회상했다. 세 주교의 가면을 쓴 등장인물들은 각 주교들의 특징을 살려 마치 실제와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 “이 생명 다 바쳐서 신부님 사랑하리, 이 목숨 다 바쳐서 교구민 사랑하리~.”
신앙대회 이용훈 주교와의 현장 인터뷰는 교구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보게 했다. 이 주교는 갑작스러운 노래 요청에 대중가수 조경수의 노래 ‘행복이란’을 직접 개사하며 50년 역사와 함께 해온 교구 사제, 신자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한데 어울려 직접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이뤄졌다.
신앙대회에서는 교구의 미래 주역 유치원생 어린이들이 노란색 단체복을 맞춰 입고 운동장 잔디 위로 쏟아져 나와 율동을 선보이는가 하면, 징검다리 프로그램에서는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풍물패와 청소년들이 공연을 펼쳤다.
또한 기념식에서도 교구 사제, 수도자, 평신도, 청소년, 이주민 대표가 소통과 참여로 쇄신되는 수원교구 하느님 백성의 비전 선언 ‘우리의 다짐’을 낭독했다.
미사 반주를 맡은 교구 ‘청소년 교향악단’을 비롯해, 신앙대회와 미사 시작 전 복사단 및 예비 신학생 행렬도 눈길을 모았다.
◎… 감사미사는 교구 역사 50년에 이어,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주인공, 교구민들의 정성을 모아 봉헌됐다.
성찬 전례에는 교구민을 대표해 어린이들이 꽃을, 청소년들이 기념 초를, 청년들이 필사 성경을, 이주민들이 미사주를, 새터민들이 성합을, 수도자들이 50주년 기념 새 성작과 대성반(빵)을, 레지아가 묵주기도 2억 7520만 5996단을, 장애인들이 성작과 성합을 봉헌하며 봉헌행렬에 참가했다.
이날 감사미사 봉헌금은 전액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우현 기자>
▲ 초대 교구장 윤공희 대주교, 2대 고(故) 김남수 주교, 3대 최덕기 주교를 통해 들어보는 교구장 재임시절 수원교구 역사 이야기 행사 장면.
▲ 수원교구민 대표 중 수도자가 설정 50주년을 기념해 새로 제작한 기념 성작을 봉헌하고 있다.
▲ 수원교구민들은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 시작과 함께 쇄신·참여·소통의 카드 섹션을 통해 마음을 모았다.
■ 50주년 축하 방문 중국 선양대교구 교구장 페이쥔민 대주교
순교 신앙으로 성장한 한국교회 “큰 감동”
사회와 함께 해온 깊은 저력 느껴
중국교회 아직 어려움 산적했지만
젊은 신자들 늘어나는 등 ‘희망적’
한국교회의 나눔으로 사랑 충만
▲ 페이쥔민 대주교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신앙대회 및 감사미사에 참석·축하하기 위해 방한한 중국 선양(瀋陽)대교구 교구장 페이쥔민(裴軍民) 대주교는 신앙대회와 감사미사에서 느낀 감동을 전했다. 세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는 페이 대주교는 “한국교회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며 “선양대교구에 수원교구 신부님 두 분이 활동하고 계셔서 수원교구에는 특별히 형제와 같은 친근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참가자가 4만여 명에 이르는 큰 대회가 치러지는 모습은 교회가 한국사회에 이미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교회가 그만큼 사회에 깊이 참여해 왔다는 것입니다.”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행사에 참석한 페이 대주교는 교회의 사회참여가 중요함을 다시금 느꼈음을 전했다.
중국교회는 1979년 신학교가 개방되고 종교의 자유가 인정됐지만 아직 복음화율은 미약하다. 선양대교구 역시 4300만 인구에, 불과 10만 명만이 신자다. ‘천주교’의 존재조차 모르는 이들이 허다해 교회의 사회참여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선양대교구는 본당과 수도회의 협력 속에 진료소, 요양원 등을 설립하고 에이즈 감염자들을 위한 활동에 매진하고 있지만 페이 대주교는 “한국교회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겸손한 대답을 했다. 중국교회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
“저는 지하·지상교회, 관방·비관방교회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저 정부의 비준이 있는가의 차이일 뿐 교회는 하나의 교회입니다.”
과거 서로의 정통성을 이야기하며 두 가지 형태로 나뉜 중국교회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갈등이 잠잠해지고 있었지만 최근 주교서품 문제로 그 문제가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같은 신앙을 지니면서도 단결되지 않은 중국교회의 현실은 교회 발전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페이 대주교는 “공개적으로 신앙을 표현하고 있지만 지하교회도 받아들인다”면서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상호존중과 이해로 일치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매년 세례받는 젊은이가 늘고 있고 젊은 주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큰 변화이며 교회의 미래를 위해 희망적인 일입니다.”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교회이지만 페이 대주교는 희망을 보고 있다. 노년층이 대부분이었던 중국교회에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에 중국 선양주교좌본당에서 열린 세례식에서 세례를 받은 70여 명의 신자들은 모두 50대 이하의 젊은 세대였다. 중국청년들은 지난 브라질 세계청년대회에도 개인적으로 신청해 참가할 정도로 신앙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중국교회는 결코 고립된 교회가 아닙니다. 느리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또 보편교회, 특히 한국교회가 나눠준 사랑으로 충만해지고 있습니다. 중국교회는 많은 선교사들과 친교를 나누고 싶어 합니다.”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