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희망나눔봉사단’ 영월교도소 재소자들로 구성된 음악 밴드가 깊어가는 가을날 삶의 애환과 외로움, 새 출발의 희망을 담은 특별한 공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은 원주교구 영월본당(주임 배하정 신부)과 영월교도소(소장 오세홍) 공동주관으로 영월군 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11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자리를 메우기 시작한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은 단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봉사단원들이 무대에 오르자 열렬한 박수로 환영했다.
11명의 단원들은 비록 실명을 밝히지는 못했지만 연주와 노래에서 때로는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때로는 환호와 웃음을 자아내는 무대를 이어나갔다. 여느 재소자들과 똑같은 일과를 보내고 시간을 쪼개 일주일에 이틀, 총 4시간의 연습으로 갈고 닦은 단원들의 실력은 전문 연주자 못지않았다. 그만큼 제한된 공간에서 한순간도 허비하지 않고 시간을 소중하게 활용했기 때문이다.
단원들은 각자 보컬과 드럼, 베이스, 기타, 색소폰, 트럼펫, 건반을 맡아 ‘울고 넘는 박달재’, ‘나그네 설움’ 같은 옛 가요에서부터 ‘오직 하나뿐인 그대’, ‘불티’, ‘여행을 떠나요’ 등 젊은 층이 즐겨 듣는 노래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했다.
가을날에 어울리는 ‘동백아가씨’, ‘낙엽 따라 떠나간 당신’을 트럼펫과 색소폰 독주로 연주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가 하면 기발한 마술쇼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배하정 신부는 공연을 관람한 후 출연자 대기실을 찾아 봉사단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사회에 빚을 지고 있는 분들이 가슴 속에 담겨 있는 감정을 노래와 공연으로 풀어 보여주는 것이 이웃을 위한 봉사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봉사단원 김길수(가명)씨는 “저희도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저희보다 더 소외되고 힘겨운 삶을 사는 분들이 봉사단 공연을 보고 즐거워하고 박수를 보내주시는 모습에 힘이 나고 감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동강희망나눔봉사단은 수형자 재능기부를 통한 나눔문화 실천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교정을 구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결성돼 영월실로노인전문요양원에서 첫 외부공연(2012년 12월)을 가진 이래 최근까지 10여 차례 공연 기록을 가지고 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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