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밝힌 대로 거대한 바다 같은 주제에 대해 몇 마디로 독후감을 쓰기에는 벅찬 내용입니다.
무심결에 반복하는 신앙고백, 성찬전례, 그리고 전례문 한 줄 한 줄이 나오기까지, 그리고 가톨릭교리가 자리 잡기까지, 신앙의 아버지가 뿌린 뜨거운 피의 기록을 읽습니다. 더욱이 제국의 흥망성쇠라는 시기를 택하시어 요동하는 교회를 세우시고, 그리고 등불을 지켜주시는 주님의 손길을 다시 묵상하게 됩니다.
동시에 지상교회에 노출된 분쟁과 분열의 모습에서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도 살핍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리스도의 영광을 가리는 어리석음을 반성합니다.
저자의 야심이랄까 박해시대부터 중세로 들어가는 문턱까지 긴 여정을 담았습니다.
입문서라고는 하지만 너무 긴 여정, 큰 주제를 작은 책에 담아 놓다보니 여러 단원에서 미흡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실상 잔칫상이 너무 넘쳐서 어디에 머물고 어디서 묵상을 할까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여행 중 차창에 스친 풍광을 다는 기억할 수 없듯이 신앙의 아버지가 걸어오신 긴 여정의 지도를 마음에 품고 나와 우리 교회가 앞으로 걸어 갈 길을 셈해 보기도 합니다.
‘Back to Basic’이란 말이 있습니다. 맺음말에서 앙리 드 뤼박이 말한 대로 “교부들의 원천을 탐구하지 않고서 교회의 쇄신이나 심화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에 동감합니다. 나의 신앙이 흔들릴 때, 우리의 교회가 시련을 겪을 때 교부들이 남긴 기도와 가르침으로 돌아가 묵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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