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쯤 주임신부님의 “총회장 직분을 맡아 달라”는 말씀에 참 많은 갈등과 번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부르심에 순명’이라는 의미를 조금은 아는 저이기에, 신부님 뜻을 받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맡고 보니까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큰 걱정은 임원으로 봉사하는 분들의 연령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젊은 봉사자들이 많은 본당 못지않게 활력이 넘치는 본당인 된 것은 신부님의 열의와 우리 봉사자들이 갖고 있는 사랑과 깊은 신앙심이 어우러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은 “우리 회장님이 좋은 마음으로,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니까 우리가 열심히 할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를 그렇게 격려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사랑가득한 장호원본당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우리 신부님께서는 ‘노인 사목’에도 큰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시골 본당이다보니 관할 구역에 독거노인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노인들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노인복지분과’ 설치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현재 ‘은빛성경학교’가 있지만 이것으론 많이 부족합니다. 이것과 더불어 음악이나 서예 등 노인들의 정서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우리 본당은 지금 ‘새 가족 찾기 운동’과 ‘쉬는 교우 모셔오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20대 초반, 본당 차량 운전으로 시작한 봉사자의 삶. 50년 가까운 그 삶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성소분과장 시절, 우리 본당에서 첫 신학생을 탄생시킨 일입니다. 그 신학생이 ‘가정사목의 대가’이신 송영오 신부님이십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이지만, 힘닿는 데까지 봉사자로서의 삶을 살려고 다짐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주임신부님께서 성당과 주변에 국화를 많이 심었는데요, 올해도 만발입니다. 너무 보기 좋습니다. “장호원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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