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초공예와 풍경화, 두 단어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인다. 또한 ‘여자 수도자’, ‘남자 평신도’라는 조합도 그렇다. 하지만 양초공예가 배정숙 수녀(툿찡포교베네딕도수녀회 대구수녀원)와 서양화가 배종호(야고보·대구대교구 왜관본당)씨 남매에게는 예외적인 이야기다.
이들 남매가 10~16일 KBS 대구방송총국 갤러리에서 공동전시회를 갖는다. 각각 수도자와 평신도로써 나름의 삶과 성소 길을 걷고 있는 이 두 사람이 ‘예술 가족’이라는 공감대로 하나가 됐다.
2000년과 2006년에 이어 세 번째 공동전시를 여는 배 남매의 이번 전시 주제는 ‘누님과 나’이다. 전시 주제 ‘누님과 나’는 한 남매가 전시회를 연다는 것을 가장 명확하고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정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배 수녀는 성탄, 부활, 결혼을 주제로 한 양초 작품 40여 점을, 배씨는 지리산 얼음터, 경주 반월성 소나무 등 자연풍경을 담은 작품 27점을 선보인다.
배 남매가 공동전시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남매의 예술에 대한 열정 덕분이다. 배 수녀는 수도회 독일 파견 시절 양초 공예를 처음 접한 후 틈틈이 양초를 만들어왔다. 배 수녀는 양초 기본틀을 직접 만든 후, 국내외에서 구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무늬를 새겨넣는다. 복잡한 문양과 봉밀을 이용한 작품 등에선 특별한 ‘안목’과 ‘섬세함’이 느껴진다.
아울러 배씨는 독학으로 미술공부를 하고 상업미술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하다가 마흔 살이 되어 화가의 길로 뛰어 들었다. 평소 산악인으로 활동해 온 배씨는 가장 아름다운 산, 그 산속에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는 계곡들을 화폭에 표현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을 접하면 대자연이 눈앞에 펼쳐진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배씨는 앞으로 “순수 자연이 간직하고 있는 진정성을 화폭에 담아내고 싶다”고 밝혔다. 배 수녀는 현재 그동안의 경험과 경륜를 바탕으로 양초 공예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문의 053-757-7152 KBS 대구방송총국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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