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까지 한국교회와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과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한국교회가 지닌 역동적이며 생기 넘치는 바람을 세계교회와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이하 골롬반회)의 한국 진출 8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10월 28일~11월 1일 닷새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골롬반회 총장 케빈 오닐(Kevin O‘Neil·51) 신부는 여전히 생동감 넘치는 한국교회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님의 놀라우신 계획 안에서 골롬반회와 함께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세상의 가난한 이들 가운데 하느님 나라의 소중한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필리핀, 미얀마 등 아시아지역과 칠레, 페루 등 라틴아메리카지역을 비롯한 16개국에서 500여 명의 회원들이 골롬반 성인이 보여준 ‘그리스도를 위한 나그네’(Peregrinatio pro Christo)의 모습을 실천하며 하느님 사랑을 전하고 있는 골롬반회. 한국교회 안에서도 가난한 이들과 함께해온 이들로 각인돼 있다.
특히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인 회원 양성프로그램(1985년)과 평신도 선교사 양성프로그램(1988년)을 시작해 해외선교에 새로운 지평을 열기도 했다.
“1933년 6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으로부터 한국 선교를 제의받고 같은 해 10월 29일 부산항을 통해 이 땅에 첫발을 디딘 골롬반회는 지난 80년 동안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서양인으로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점들 때문에 아픔을 끼친 점이 있다면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골롬반회만큼 한국사회의 아픔에 깊이 함께한 이들도 많지 않다. 일제 강점기에 항일의식을 고취한 공로로 외국인 사제로는 처음으로 골롬반회 패트릭 더슨 신부 등 3명이 독립유공자로 건국훈장을 받은 것은 물론, 6·25전쟁 중에는 안 바드리시오 몬시뇰 등 7명의 신부가 순교의 관을 쓸 정도로 철저히 한국교회와 함께해왔다. 특히 1970~80년대 민주화시기에는 가난한 이들 사이로 더 깊이 들어가 주님의 정의를 외치기도 했다.
“물질만능주의와 종교의 비가치성, 국내외적으로 확산되는 정치적 갈등과 혼란 등이 지배적인 흐름이 된 오늘날 그리스도의 빛을 밝힐 수 있는 희망은 더 큰 가치를 지닙니다.”
오닐 신부는 많은 교회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성장한 한국교회에 기대감을 보였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하느님의 사랑과 봉사의 삶을 실천할 수 있는 중심축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아왔습니다. 이 또한 우리 시대에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징표입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골롬반회는 아일랜드에 있던 총본부를 지난 2008년 홍콩으로 옮기는 과감한 결정을 하기도 했다.
“우리 시대 주님께서는 넘치는 에너지를 지닌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을 부르시는 듯합니다.”
※문의 02-953-0613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