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3일 피정을 다녀온 느낌이다. 바람이 서늘해지고 길에 뒹구는 은행들이 눈물샘을 자극하는데 이 한 권의 책이 또 뭉클하게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장애인 복지관에서 봉사를 한다. 뇌병변 장애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이다. 사지를 맘대로 움직일 수 없는 아이들은 누워만 있기에 신체기능이 점점 더 무력해진다. 조금이라도 앉거나 움직여 볼 수 있게 전신 마사지를 하거나 기구를 사용해 운동을 시켜주는 일을 한다. 그리고 밥을 먹여준다.
처음엔 어디를 어떻게 만져야 하는지 몰라 쩔쩔맸다. 행여 부러질까 혹은 아프게 할까 겁도 났는데, 이젠 이름을 불러주는 나의 목소리에 반응을 보인다. 보이지도 않으면서 눈동자를 굴리며 웃음 짓는다. 한 3년만이다.
시간이 아깝다고 동당거리며 뛰어다녔다. 일주일이 왜 7일밖에 없냐고 툴툴거리면서 말이다. 기다리는 것이 딱 질색이라고 조금이라도 늦는 친구를 면박주기도 일쑤였다. 하느님은 이런 나를 여태껏 기다려 주셨는데….
“시간과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시간이 필요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시간 밖에 계신 영원하신 분이 이미 여기에 계심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분과 함께 오늘을, 현재를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p146)
사실은 오늘도 산에 다녀오면서 너무도 빨리 갔다 왔다고 반성했다. 무엇을 보았나 생각해보니 그냥 발만 보고 왔다. 분명 산은 갔다 왔는데 내 발만 보고 오다니 아직까지도 제자리인가보다. 그래도 주님 이런 저도 사랑하시는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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