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로상 이원순 교수
제가 해온 교회사 관련 연구 활동의 기저에는 소신학교와의 인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1948년 서울대 졸업반 시절 갖게 된 첫 직장이 바로 소신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었습니다. 6·25 전쟁 이후 교육제도가 개편돼 소신학교가 성신대학 부속 중학교가 되었을 때도 계속 일을 했고, 신부님들의 배려로 미국에서 장기연수를 받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저는 처음에 신자도 아니었지만, 한국 천주교회사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고 구체적인 연구 활동을 지속하게 됐습니다.
신학자가 아니라 역사학자인터라 신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에는 저의 한계도 많이 느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교회사 관련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제가 강의를 할 수 있도록 해주신 각 신학대학과 수도회, 교구 등에서 받은 사랑은 잊을 수 없고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저 조금밖에 아는 것이 없는데도 교회에서 필요하다 하시니 응답했던 것이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남은 생애에도 교회의 뿌리를 탄탄히 하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겠습니다.
연구상 김혜경 박사
유학시절,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말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그때, 신학을 공부하는 것은 제가 살아가는 이유였고, 힘이자, 즐거움이었습니다.
‘적응주의’는 오늘날 보편교회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복음화’의 훌륭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의 만민구원, 바오로 사도의 세계선교사상의 맥락에서 교회와 토착문화 간의 문턱을 없애는 작업입니다. ‘적응’은 그리스도의 육화를 본받아 토착문화의 긍정적인 요소들을 복음 선포의 수단으로 삼고, 부정적인 요소들을 정화하는 교회의 적극적인 행동양식입니다.
‘역사는 오래된 미래’라는 말이 있습니다. 새로운 복음화의 선상에서 예수회의 적응주의 선교방식이 스승이 되기를 바랍니다.
능력도 자격도 없는 제가 이런 엄청난 상을 받게 된 것은 신학 분야의 불모지나 다를 바 없는 한국 선교학계에서 더욱 책임감 있는 연구자로 주어진 사명을 다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앞으로 이 책의 토대가 되어 주었던 리치 원전들의 번역은 물론 연구서와 대중서들의 집필도 제가 할 수 있는 선교활동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하겠습니다.
번역상 김인숙 수녀
로너간은 ‘신학 방법’을 통해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는 데 통합적으로 접근하게 합니다.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우리는 먼저 자기 고유화를 통해 하느님 안에서 세상과 나 자신을 통합적으로 숙고하면서 진정성을 추구할 것을 촉구합니다. 진정성에로 나아가기 위해 지성적, 도덕적, 종교적, 감성적 회심을 통하여 ‘더 나은 것을 위한 변화’와 ‘존재의 근원을 전환시키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 ‘신학 방법’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만 하면 그 때부터는 모든 것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무한한 창조성에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조금 실감하고 있습니다.
가치의 혼돈으로 진정한 삶의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이 시대에 참다운 행복이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지를 로너간의 ‘신학 방법’은 그 길잡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아직도 한국의 신학과 인문학에서는 미개척분야이고 시작 단계인 로너간의 학문세계가 이 시상식을 계기로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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