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쇄신의 길에는 늘 수도자들이 앞장을 섰습니다. 먼저 수도회부터 쇄신해 나갈 수 있는 밑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6~8일 사흘간 열린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추계 정기총회에서 2년 임기의 새 회장으로 선출된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총원장 황석모 신부는 첫 일성으로 쇄신을 강조했다.
“수도회가 생존이라는 과제에 매몰되면서 수도 생활의 기쁨과 본연의 목적이 쇠퇴하고 있습니다. 수도자들이 먼저 깨어나야 교회 쇄신도 가능할 것입니다.”
황 신부는 한국교회가 쇄신을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쇄신의 길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를 용기의 부족에서 찾았다.
“수도 생활의 의미를 회복해야 합니다. 수도 생활의 가치가 전도된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여건이 주어지더라도 제 몫을 해 나가기 힘듭니다.”
주님을 향한 투신보다는 자기 계발과 실현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수도 생활의 현실을 매섭게 꾸짖은 황 신부는 가난의 영성을 힘주어 말했다.
“각 수도회들이 지닌 다양한 카리스마 속에서 가난의 영성이 조화를 이룰 때 흔들리는 신원의식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복음화의 길에서 수도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황 신부는 “수도자의 길을 제대로 걸어가면 저절로 사회복음화에 기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위기가 바로 수도자들에게서 비롯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질 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
지난 2008년 10월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제9대 총원장으로 선출된 황석모 신부는 지청원자 담당, 교포사목(미국 줄리엣교구 성모성당)을 거쳐 가재리 신학원장 및 제8대 수석참사, 성소후원회 담당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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