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미사 전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사제들의 정성스러운 전례 거행과 살아있는 강론’ 준비가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자들이 사제의 미사 주례와 강론을 ‘참관하고 감상하는데’ 머무르지 않도록 전례의 내적 의미를 이해하는 교육이 지원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같은 내용은 전국 각 교구별로 실시한 ‘주일 미사 전례 활성화’ 토론을 통해 수합됐다.
주교회의는 현재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주일 미사 전례 거행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 교구별 토론을 통해 ‘주일 미사 전례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7월 전국 각 교구는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제시한 토론 자료를 활용, 자발적인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이 토론은 일선 사목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미사 전례 쇄신과 관련한 과제와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두드러진다. 또 토론이 전국적인 차원에서 진행됐고, 사제 뿐 아니라 수도자와 평신도가 공동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토론자료를 종합, 분석한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이 토론은 오늘날 한국교회 내에서 미사 전례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귀한 기회”라고 밝혔다.
토론 주제는 ▲주일 미사 준비에서 사제와 신자의 노력 ▲전례 교육 ▲본당 전례위원회의 운영 ▲성경 봉독과 사제 강론 ▲신자들의 능동적인 미사 참여 ▲성찬례와 친교의 공동체 실현 등 6가지 방향에서 제시됐다.
토론 시기와 방법 등은 각 교구별로 자율적으로 정해 진행했다. 이렇게 각기 다른 방법으로 토론이 진행됨에 따라 전체 결과는 제시된 의견들을 범주별로 구분해 빈도 수로 계산됐다. 이에 따라 토론 결과는 다른 설문조사와 달리 몇 명이 어떤 의견을 표명했는지가 아니라, 각 주제별 토론에서 어떤 의견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지, 토론자들이 무엇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고, 어떤 필요성들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제4회 ‘새로운 복음화’ 세미나에서는 전국 12개 교구에서 수합한 결과가 활용됐다.
토론결과에 따르면 사제들은 전례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경건하고 정성스러운 전례 거행 노력’을 보여야 한다(25%)고 응답했다. 신자들의 경우, 전례 활성화를 위해 사제들이 펼쳐야 할 노력으로 ‘신자들의 마음에 와 닿는 강론 준비’(24%)를 제시했다. 이어 ‘경건하고 정성스런 미사 주례’(22%)라는 의견이 뒤를 따랐다.
반면 대부분의 사제들은 강론 준비를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갈수록 어려우며, 신자들로부터 여하한 피드백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강론준비의 어려움으로는 강론 소재의 고갈, 판에 박힌 형식적인 내용과 반복의 우려, 바쁜 일정, 다양한 매체 사용의 부담감, 신자들의 상황과 눈높이에 맞는 준비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별도의 사제 연구 모임과 교구 혹은 지구 차원에서 각종 연수나 참고 자료가 적극 지원돼야 할 필요성도 드러났다.
능동적인 미사 참례를 위해서는 ‘신자들이 힘차게 성가를 부를 수 있게 하자’(21.9%)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신자들 스스로가 미사에 참여하기 전부터 능동적 미사 참여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드러난 것도 큰 의미를 지닌다.
이와 관련 이번 토론에서는 전례 교육의 필요성이 적극 제기됐다. 특히 형식적이고 기능적인 교육보다 전례의 내적 의미를 이해하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이번 토론결과에서 주목할 부분은 토론 참가자들이 ‘전례 활성화’ 의미 자체를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즉 신자들이 모든 전례에 참여해야만 ‘능동적 미사 참여’인지, 매번 감동을 느껴야 올바로 참여한 것인지 등의 의문이 제기됐다. 실제 신자들은 가급적 좀 더 화려하고 정서적인 감동이 있는 미사를 추구하고, 전례적 역할에도 더 많이 참여하면 할수록 보다 활성화된 전례가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에 따라 모호한 개념들을 신학적으로 올바로 규명함으로써, 미사 전례와 사목 현장 안에서 올바른 전례 교육과 사목 실천이 이어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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