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청 평신도사도직단체 사무실에 들러본 적이 있는가. 각 단체와 간사들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교구 신자들 중 단체 임원이 아니라면 위 질문에 충실하게 대답하기란 어려울지도 모른다. 더러는 그 존재마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을지도 모른다.
평신도 주일을 앞둔 지난 7일, 질문의 답을 찾아 단체 사무실을 방문, 평신도 사도직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 단체들과 그들의 역할을 뒷받침하는 간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교구청 2층, 2개의 문을 거치고 나면 2열 종대(縱隊)로 펼쳐진 단체 사무실이 등장한다. 사무실 내에는 교구 평신도들의 대표 격인 ‘평신도사도직협의회’와 함께 각 단체들의 집합체인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를 비롯한 ‘레지아’, ‘꾸르실료’, ‘경제인회’, ‘여성연합회’ 등 8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각 단체 사무실이 한자리에 모여 있으니, 정보교류가 용이하지요. 교구와 본당 단위 간 징검다리로서 정보교류가 신속하게 이뤄지니까요. 각 단체별 특성을 이해하는데도 많은 역할을 하지요.”
‘평신도사도직협의회’와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업무를 동시에 맡고 있는 간사 서덕희(미카엘라·52·수원대리구 정자꽃뫼본당)씨가 단체 사무실이 교구청에 뭉쳐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점심식사 후 가진 차 한 잔의 짧은 여유에도 간사들은 이야기를 나눈다. 교구 전달 사항도, 단체 간 협력 방안도 짬짬이 나눈 이야기 속에 모두 녹아있다.
“교구청 내 성당이 있으니, 더 자주 미사를 봉헌할 수 있음에 감사해요. 또한 많은 성물들에 노출돼 있어, 바로바로 화살기도를 날릴 수도 있지요. 교구 주교님, 신부님들과의 반가운 만남도 또 다른 기쁨 중 하나예요.”
레지아 간사 김성수(안젤라·52·수원대리구 율전동본당)씨가 이야기를 보탰다. 교구의 핵심, 교구청이기에 신앙적으로 더 많은 경험을 얻고, 신앙생활에 더 깊이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전화 벨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대자 간사들은 다시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짧은 문서 작성부터 공문 수·발신, 행사 준비, 보조 등 간사들의 역할은 단체 전반을 아우른다. 바쁜 업무 속에 금세 자리를 비운 간사들도 많다.
“성녀 소화데레사가 작은 일을 하느님께 봉헌하면서 자신을 내어 맡기신 것과 같이, 우리도 반복적인 업무 가운데 일상을 봉헌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성녀 소화데레사처럼 하느님 안에서 세상을 보는 시각을 길러주실 것이라 믿고, 이 자리에 불러주심에 감사하며 일하고 있어요.”
꾸르실료 간사 이영복(마리아·58·안양대리구 오전동본당)씨가 급히 처리해야 하는 문서를 작성하는 중에도 고개를 돌려 설명을 이어갔다. 신앙의 현장에서 평신도 봉사자들을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이들이 바로 간사들이기에 직·간접적으로 ‘평신도 사도직’의 의미를 확인하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이야기할 몫이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치는 간사들을 설득해 그 의미를 물었다.
“하느님의 선한 일에 동참하기 위해 모인 우리가 하느님 안에서 세상을 보고, 하느님의 일을 세상을 향해 퍼트리는 것이 바로 ‘평신도 사도직’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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