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중국의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전 홍콩교구장 젠 제키운 추기경은 교황청이 중국교회와 신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좀 더 선명한 입장 표명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젠 추기경은 특히 이른바 ‘지하교회’, 즉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애국회에 등록되기를 거부하는 교회 공동체에 속한 신자들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젠 추기경은 13일 미국의 가톨릭 통신사 CNS와 가진 회견에서 “교황청은 (중국의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취하거나, 타협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불행하게도 현재로서는 타협적인 면이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기경은 이와 관련해 독일 통일 전 서독의 동유럽 공산권 정책을 지칭하는 ‘동방정책’(Ostpolitik)의 경향이 교황청의 대중국 외교 정책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stpolitik’은 냉전 당시 동구권 국가들의 교회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소련 연방 국가들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에 우선권을 주었던 외교 정책을 지칭한다.
젠 추기경에 의하면 현재 중국의 약 1000만 명의 가톨릭신자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분열 현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갈등은 정부 승인 교회 공동체와 그렇지 않은 교회간에는 물론, 애국회 등록을 지지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애국회에 등록, 정부 방침을 따르지만 여전히 당국의 억압적인 종교 정책에 대해서 저항하는 이들도 있고, 정부와 우호적이지만 사적인 이익을 따르거나 교회보다는 당국의 지침을 더 우선시하는 등 다양한 갈등과 분열 현상이 있다는 것이 젠 추기경의 지적이다.
젠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중국 전체 교회의 일치를 위해 노력했으나, 여전히 교황청 관리들은 중국 정부에 대한 회유 노력에 더 신경을 쓴다고 비판했다.
추기경은 “교황청의 행보가 ‘지하교회’ 신자들의 선익을 위한 것이 아니어서 자칫 버림 받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예컨대, 많은 주교들이 죽고 후임자가 임명되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추기경은 따라서 이러한 교황청의 대중국 외교 정책은 잘못이며, 결과적으로 중국교회는 점점 더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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